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11월 26일] 출산율 꼴찌나라

최근 유엔은 2008년 세계인구 현황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의 출산율 1.2명은 홍콩의 0.95명 다음으로 낮다. 홍콩은 중국의 행정 구역이니 국가기준으로 보면 한국출산율은 세계에서 꼴찌다. 출산율은 임신이 가능한 여성 1명이 평생 출산하는 자녀수를 말한다. 출산율이 1.2명이면 성인 사망률보다 높은 미성년 사망률 때문에 인구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다. 출산율이 더 떨어지면 부양노인 수는 늘어나고 국력은 쇠퇴한다. 지난 1960년대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4.5명이었다. 한집에 자녀 네댓명은 예사였고 일곱이 넘는 집도 꽤 있었다. 지금은 자녀가 셋인 집을 찾기 어렵다. 그러나 1970년대 들어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빈곤과 먹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부가 내건 “아들ㆍ딸 구별 말고 하나 낳아 잘 키우자”의 사회운동이 주효했다. 많은 남성들이 정관수술을 지원하고 나섰으며 출산 부모들은 시대감각이 모자라는 무식한 사람으로 취급받을 정도였다. 그 후 우리 경제는 고도성장을 했고 여성의 사회진출이 크게 늘어남으로써 출산율은 1.2명 아래로 떨어지는 추세에 놓이게 됐다. 지난해 여름 학생들의 도움으로 지하철 입구에서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탁아소ㆍ양육비ㆍ교육비 등을 정부가 지원하는 조건으로 출산의욕을 조사한 결과는 정부의 경제적 지원만으로는 출산율이 2.0명 이상 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경제적 지원에 대한 여성들의 반응은 나라마다 다르다. 정부의 지원규모가 다르고 여성들의 취향이 다를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아이를 셋 가지면 부자소리를 들을 정도로 정부의 금전 지원이 많기 때문에 프랑스의 출산율이 유럽에서 최고수준이 됐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예산의 한계도 있지만 금전 지원만 갖고는 큰 효과를 볼 수 없다. 우리가 외환위기를 맞은 후 온국민이 한마음이 돼 금 모으기, 달러 모으기 운동에 참여했고 이 때문에 외국 채권자들은 마음을 바꿨다. 덕분에 예상보다 훨씬 빨리 외환위기ㆍ경제위기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세금을 적게 내고 저출산율의 함정에서 빠져나오려면 국민에게 저출산율의 심각성을 알려주고 다출산 여성을 ‘다복한 어머니’로 받들어주는 새로운 문화를 정착시켜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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