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반등국면? 반짝상승? 기로에 선 D램 경기

후발업체들 감산·투자연기에 현물가격 0.95달러로 3.3% 올라<br>"D램값 바닥권 형성" 의견일치 불구 일시적 감산땐 지속 상승세 힘들어



반등국면? 반짝상승? 기로에 선 D램 경기 해외 후발업체들 감산·투자연기에 현물가격 0.95달러로 3.3% 올라"D램값 바닥권 형성" 의견일치 불구 일시적 감산땐 지속 상승세 힘들어 이규진 기자 sky@sed.co.kr 공급과잉과 수요부진으로 불황의 늪에 빠진 D램 경기가 해외업체들의 잇따른 감산ㆍ투자연기 등으로 ‘의미 있는 반등이냐, 아니면 반짝상승 뒤 횡보냐’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해외업체들의 공급축소가 확산될 경우 D램 가격은 구조적인 반등국면에 진입, 삼성전자ㆍ하이닉스 등 선발업체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반면 이들 후발업체의 감산이 일시적이거나 원가경쟁력이 높은 60나노 공정으로 전환하는 촉매로 작동하면 D램 업계는 또다시 상당 기간 지루한 불황을 버텨내는 장기전을 벌여갈 전망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만 D램 업체인 프로모스테크놀로지스가 설 연휴를 전후로 10일가량 300㎜ 웨이퍼 4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통상 장비점검과 재가동에는 3~4일 정도가 걸리는 점에 비춰 10일간의 가동중단은 이례적이다. 프로모스 측은 이에 대해 “장비점검과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감산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개당 90센트대로 떨어진 D램 가격의 압박 때문에 사실상 감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독일의 키몬다도 D램 시황이 개선될 때까지 올해 가동하기로 했던 싱가포르의 300㎜ 웨이퍼 공장을 돌리지 않기로 했다. D램 경기의 불확실성 때문에 건설 중인 12인치 라인에 장비투입을 무기 연기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만의 난야ㆍ렉스칩 등도 올해 건설에 착수할 12인치 웨이퍼 공장의 생산규모와 일정을 재조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모두 D램 가격의 급락에 따른 영업손실을 감내하기 힘든 수준에 도달했다는 사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프로모스ㆍ난야ㆍ파워칩 등은 지난해 2ㆍ4분기부터 연속해서 심각한 분기별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D램의 손익분기점이 대략 1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생산하면 할수록 손실이 늘어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프로모스 등 대만 업체들은 물론 일본ㆍ미국 업체들도 감산행렬에 합류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감산ㆍ투자연기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물시장에서 D램 가격은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D램 주력제품인 DDR2 512메가비트(Mb) 667㎒는 지난 8일 0.92달러에서 16일 0.95달러로 3.3% 상승했다. D램 현물가격은 지난해 11월23일 0.99달러로 떨어져 1달러선이 붕괴된 이래 0.91달러에서 0.96달러 사이를 횡보해왔다. 또 중장기 납품가격인 D램 고정가는 지난해 12월 하반기 0.88달러로 하락한 뒤 1월 상반기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D램 가격이 일단 바닥권을 형성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추세적인 반등을 이어가며 D램 경기를 되살릴 것인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공급자 측면에서 감산ㆍ투자연기가 진행되는 것은 현재 D램 가격 상황이 바닥임을 시사하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현재 수요상황이 부진하기 때문에 D램 가격이 단기 내에 크게 반등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메모리업계에서는 D램 경기의 부활 여부는 일단 해외업체들의 감산이 어떤 규모로 확산될지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일시적 감산은 반짝 반등만 가져올 뿐 견조한 상승세를 이끌어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음주부터 난야ㆍ엘피다 등의 실적발표가 나온다”며 “결과에 따라 감산 규모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금보유고가 바닥나고 있는 해외업체들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가 D램 경기의 향방을 결정지을 것이라는 얘기다. 박정욱 SK증권 연구원은 “현 단계에서 D램 업체 중 누군가가 떨어져나가야 의미 있는 가격 반등이 있을 것”이라며 “그 시기는 대체로 2ㆍ4분기 이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D램 1ㆍ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는 앞선 원가경쟁력을 무기로 증산에 나설 방침이어서 후발업체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15일 실적발표회에서 “올해 반도체 시설투자에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난 7조원 이상을 투입하고 올해 D램 전체시장 평균 생산증가율인 50∼60%를 넘어서는 수준의 증산을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이닉스도 시장평균 생산증가율 수준의 증산을 할 방침이다. 입력시간 : 2008/01/1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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