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日업계 '삼성특검' 악용 글로벌 맹주 노려

샤프·도시바 "한국 타도하자" 연대강화 이어<br>소니도 샤프서 LCD패널 조달 본격 검토<br>삼성 경영공백 틈타 글로벌 맹주자리 노려


日업계 '삼성특검' 악용 글로벌 맹주 노려 소니-삼성전자 밀월관계 끝나나투자계획등 확정하지 못한 시점에 '거리두기' 삼성측 도미노 이탈로 이어질까 전전긍긍 김민형 기자 kmh204@sed.co.kr 소니가 LCD패널 공급사를 다변화한 것은 일반적인 업계 관행이긴 하지만 시기적으로 미묘한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삼성 수뇌부가 특검 사태로 손발이 묶여 있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투자집행이 마비되고 급변하는 정보기술(IT) 동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니 입장에선 일단 시장상황에 관계없이 부품수급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품사 간 가격경쟁을 유도해 가격협상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실제 삼성전자ㆍLG전자ㆍ소니 등 대부분의 TV 제조사들은 한국ㆍ일본ㆍ대만 등에 다양한 LCD패널 공급업체를 확보하고 있다. 이번에 소니가 샤프로부터도 LCD패널을 공급받기로 한 결정 역시 표면적으로는 가격협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LCD패널 공급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의도로 관측된다. 소니는 올해 LCD TV 판매량을 당초 전망치의 2배인 2,000만대로 잡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LCD패널 확보가 절실한 상황. 하지만 신규 투자는 부담스럽기 때문에 투자부담은 줄이면서도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S-LCD 이외의 새로운 패널조달 채널을 마련하는 것이 최선이다. S-LCD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인 것이다. 하지만 소니의 결정이 '충격'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독특한 시장상황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의 TV업계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소니만은 지난 2003년 LCD패널 제조회사인 S-LCD를 공동으로 설립해 동맹관계를 구축해왔다. 소니는 "일본의 적과 손을 잡았다"는 일본 내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삼성전자와의 제휴가 이익이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2년간 삼성전자가 세계 TV시장 선두에 오르며 소니를 위협하고, 최근 특검 사태로 인해 투자계획 확정이 하루 이틀 미뤄지자 '우군'이었던 소니가 등을 돌린 것이다. 실제 소니는 지난해 11월 8세대 LCD생산라인인 탕정 8-1라인의 2단계 투자에서 실질적으로 발을 뺐다. 소니는 대신 50인치 이상인 10세대부터는 샤프와 손을 잡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에 LCD패널 조달을 다변화해 삼성전자의 시장지배력을 약화시켜 TV시장 맹주로의 재등극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LCD패널산업은 투자타이밍을 놓치면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며 "소니가 대규모 투자계획을 이미 확정해 50인치 이상 대형 TV시장에서 삼성전자보다 한발 앞서 있는 샤프로 LCD패널 공급선을 갈아탈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글로벌 TV시장의 맹주자리를 삼성전자ㆍLG전자 등 한국기업에 내준 일본 기업들이 대대적인 반격을 위해 강력한 제휴전선 구축에 나섰다는 설명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일본의 TV 관련 업계는 최근 마쓰시타ㆍ히타치ㆍ캐논 등 3사가 연합하기로 하고, 샤프와 도시바도 손을 잡는 등 '타도 한국'을 외치며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소니의 경우 일본 전자업계에서 '공공의 적'으로 통하는 삼성전자와 손을 잡아 일본 내에서 강한 비난을 받아왔기 때문에 이번 샤프와의 제휴를 통해 이들과의 관계개선 및 제휴강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TV시장에서는 강력한 라이벌 관계이지만 LCD패널에서는 공동운명체였던 삼성전자와 소니의 애매한 관계에 변화가 시작됐다"며 "그 어느 나라보다 결집력이 강한 일본 디스플레이 업계의 협공이 본격화하면 세계 TV시장 1위 국가의 위상을 수성하기 힘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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