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상금 800만 달러, 우승상금만 144만 달러로 PGA 시즌 최고액. 타이거 우즈(30ㆍ미국)부터 비제이 싱, 레티프 구센, 필 미켈슨, 어니 엘스의 ‘빅5’로 불리는 세계랭킹 톱 랭커 총출동.
어느 메이저 대회와 견줘도 빠지지 않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23일 밤(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파72ㆍ7,093야드)에서 개막된다.
세계랭킹 50위까지 선수 중 15위의 케니 페리 단 한 명만 빠질 정도로 자격이 되면 ‘무조건’ 출전하는 이 대회는 말 그대로 최고의 상금잔치다.
시즌 첫 메이저 경기인 마스터스보다 총상금이 100만 달러 많고 우승상금 144만 달러는 지난 주 LPGA투어 세이프웨이 인비테이셔널의 총상금(140만 달러)보다 크다.
그러나 이 대회가 선수들은 물론 골프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은 대회장인 소그래스TPC, 그 중에서도 아일랜드 그린으로 만들어진 파3의 17번홀 때문이다.
지난 85년 안젤로 스파그놀로라는 아마추어가 27번이나 물에 볼을 빠뜨리는 바람에 무려 66타를 기록했다는 기록이 전설처럼 남아 있는 곳이다.
전장이 그린 앞까지는 121야드, 그린 뒤까지는 146야드에 불과하지만 정작 티잉 그라운드에 서면 그린을 빙 둘러싼 연못 때문에 정상급 프로골퍼들도 위압감을 느낀다고 한다.
거대한 연못에 비해 3,912평방피트(약 110평)의 그린은 너무나 작아 보이고 끝에 떨어지면 물로 떨어지기 때문에 공략할 수 있는 그린은 더 작다는 것이 선수들의 말. 더구나 수많은 갤러리와 카메라들이 심리적 압박감을 더해 매년 극적인 드라마가 펼쳐지곤 했다.
지난해는 최종라운드에서만 28개, 나흘 동안은 70개에 달하는 볼이 물 속으로 사라졌다. 이 대회 역사상 우승자가 4라운드에서 보기를 한 것은 단 2번.
나머지는 모두 파(13번)나 버디(9번)를 기록했다. 때문에 ‘최종일 이 홀에서 볼을 빠뜨리면 우승은 물 건너 간다’는 속설도 생겼다.
하지만 드물게 홀인원이 나올 때도 있다. 지난 24년 대회 역사상 작성된 홀인원은 모두 6개. 99년에는 프레드 커플스가 첫 티 샷을 연못에 넣고 다시 친 샷이 바로 홀 인돼 파를 기록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처럼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이 홀 때문에 올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도 개막 전부터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선수들은 화요일에야 모습을 드러내는 보통 대회와 달리 월요일부터 속속 도착한 상황.
최경주(36ㆍ나이키 골프)와 나상욱(22ㆍ코오롱)도 최고의 성적을 내기 위해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한편 이 대회는 24일부터 나흘 동안 SBS골프채널과 SBS스포츠채널을 통해 중계된다. 1, 2라운드는 새벽2시부터, 3라운드는 4시, 4라운드는 3시30분부터 시작된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관련 이모저모
최경주-濠로너드와 동반플레이
○…22일 조직위원회가 밝힌 조 편성에 따르면 최경주는 1, 2라운드에서 호주의 피터 로나드와 동반하며 첫날은 24일 오전 2시12분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다.
타이거 우즈는 같은 날 오전 2시33분 1번홀에서 출발하며 앞 조에 어니 엘스와 데이비드 톰스, 우즈 뒤로는 조프 오길비-크레이그 페리가 플레이한다.
또 오길비 조 뒤를 이어 2004년 우승자인 애덤 스콧과 비제이 싱, 또 루크 도널드와 프레드 커플스 등 쟁쟁한 선수들이 티 오프, 우즈를 중심으로 TV 중계가 진행될 전망이다.
○…이 대회를 끝으로 마스터스 출전자가 확정되는 가운데 신예 카밀로 비예가스(콜롬비아)가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퍼트 라인을 살필 때 땅바닥에 엎드리다시피 하는 독특한 자세와 호쾌한 장타, 화려한 패션 등으로 주목 받는 그는 현재 2006 상금랭킹 15위지만 이 대회 출전 자격이 없는 상태.
그러나'대기 순번 1번'으로 한 명만 불참하면 대회에 나갈 수 있다. 출전하면 상금랭킹 10위안에 들어 마스터스에 참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는 누군가 막판 불참 선언하길 바라며 애를 태우고 있다.
한편 이 대회 종료시점에서 세계랭킹 50위, PGA투어 올 시즌 상금랭킹 10위안에 들면 마스터스에 나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