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저점 설정 무의미" 600선 무너질수도

■ 주가 630 붕괴지구촌 증시 공황상태 디플레우려 '설상가상' "시장이 백기(白旗)를 들었습니다. 지수 예측이 무의미한 상황입니다." 7일 단기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종합주가지수 630선이 붕괴된 데 대한 증시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불안한 해외변수에 저점을 가늠하기가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630 붕괴=600 위협' 공식의 성립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630선은 지난 2000년 10월 이후 1년에 걸친 중장기 박스권(460∼630선)의 상단부이고 지난해 11월23일 이후 본격적인 상승세의 하단부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이번 630선 붕괴는 시장의 중장기적인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는 것이다. 박윤수 LG투자증권 상무는 "이라크전쟁 위험에다 국내기업의 실적악화 우려까지 겹치며 600선 지지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추가하락시 580선까지도 내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시장이 악재에 둔감해지는 등 바닥신호도 어느 정도 보이고 있다며 '600선 지지력 확보'를 예상하기도 했다. ▶ 세계증시 시계제로 전세계 증시가 심리적인 공황상태에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국내증시가 '나 홀로 반등'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국증시가 힘 한번 쓰지 못한 채 미끄럼을 타고 있어 국내증시의 추가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일본 닛케이지수와 타이완 자취엔지수도 각각 9,000선, 4,000선이 무너지는 등 미국증시의 불안 여파는 아시아권과 유럽 등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디플레이션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태욱 현대증권 상무는 "더블딥(이중침체)에 대한 우려는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며 "그보다는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감이 세계증시를 억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정 상무는 내년 상반기 미국의 설비투자 재개 여부가 세계경제는 물론 증시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설비투자가 늘어날 경우 선순환이 기대되지만 설비투자가 일어나지 않을 경우 설비투자 감소→실업률 증가→소득감소→소비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우려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정 상무는 현재로서는 바닥이 어디라고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며 글로벌 경제회복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조짐이 보여야만 증시도 바닥을 확인하고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 증시체력 탈진상태 정부의 부동산 안정대책을 비롯한 각종 증시부양책에도 돈은 증시로 흘러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주식형 수익증권의 환매사태를 우려할 정도로 증시에서 돈이 빠져 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증시 체력이 고갈되고 있는 상태다. 증시 체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거래량과 거래대금의 경우 연일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거래대금은 주가하락으로 평균 매매단가가 낮아진데다 거래량 급감까지 겹치며 6일째 줄어들고 있다. 7일 거래대금은 1조3,000억원. 5월 하루 4조원에 육박하던 것에 비하면 절반도 안된다. 고객예탁금도 마찬가지다. 7월 10조원을 넘나들던 고객예탁금은 4일 현재 8조1,000억원대로 줄었다. 무엇보다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가장 큰 매수주체인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 외국인들은 2월부터 9개월 동안 5조4,107억원을 팔며 시장을 약세로 이끌고 있다. 반면 현물시장의 체력고갈은 하락장에서도 이익을 올릴 수 있는 선물시장의 투기적 거래를 부추기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선물거래로 몰리며 선물예수금은 연초 1조8,000억원대에서 현재 2조4,0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증시가 기침을 하면 국내증시는 독감에 시달릴 정도로 해외증시에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당분간 미국시장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극히 보수적인 자세로 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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