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현대사태 '조기해결' 급류탄다

현대사태 '조기해결' 급류탄다김대통령 週內해결 지시 배경·전망 경제팀 교체로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였던 현대사태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주내해결 지시로 인해 또다른 양상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사태가 급류를 탈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이 과정에서 정부·채권단과 현대그룹간 힘겨루기가 다시한번 벌어질 것임을 예고한다. ■ 정부측 입장 ◇후퇴여론에 강경선회 지난주까지도 벼랑끝 대치를 이어갔던 현대사태는 「8·7 개각」을 고비로 급격하게 사그러들었다. 현대와 감정의 골이 깊었던 「이헌재(李憲宰)-이용근(李容根)」 경제팀이 물러나고 바통을 이어받은 진념(陳稔) 신임 재경부 장관이 『현대문제는 채권단이 할일』이라고 언급한 데 따른 것. 여기에 외환은행이 현대 자구안 제출시기를 19일로 잡으면서 현대사태는 「공전」으로 들아갔다는 해석이 대세였다. 일부에서는 현대사태가 불씨를 남긴 채 끝날 것이라는 해석까지 내놓았다. 정부 사재출연등 다시한번 고강도압박 나설듯 현대, 계열분리·자구안 최대한 빨리 마련키로 주식시장에는 즉각 실망매물이 넘쳐났다. 시장이 새 경제팀과 그들이 내놓을 해법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金대통령의 8일 주내 해결지시는 『현대사태를 대하는 정부의 태도가 소극적으로 바뀌었다』는 시중의 우려를 감안, 다시 한번 고삐를 쥐도록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채권단 압박 다시 시작된다 정부는 외견상 전면에 나서지 않고 채권단과 시장(해당기업)에 맡기는 형식을 취할 듯싶다. 그러나 대통령의 이례적인 언급이 이루어진 만큼 조기해결을 위한 압박강도를 다시 한번 높여갈 예정. 지난 7일 예정됐다가 보류했던 3개 공식 요구사항을 서둘러 8일 현대에 발송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와 채권단은 특히 이번 요구사항에서 현대건설이 유상증자를 할 때 오너들이 지분 참여하는 방안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의 「사재출연」을 요구한 것으로 수위로만 보면 지난주보다 오히려 강도가 높아진 셈. 금융감독당국 고위 관계자는 이와 함께 이번 사태 해결의 중요한 열쇠로 두가지를 꼽았다. 현대중공업의 계열분리와 가신 3인방의 퇴진이 그것.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현대차 외에 중공업의 지분까지 매각해야 실질적인 그룹 고리끊기가 가능하고 가신퇴진도 물러설 수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와의 최종 힘겨루기가 당초보다 앞당겨 현실화하고 있는 셈이다. ■ 현대측 입장◇이번주 내 자구안 발표 현대는 계열분리안고 자구계획안을 이번주 중, 빠르면 정몽헌회장의 방북기간 중인 10일까지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구안의 경우 정부·채권단의 요구에 맞추려면 물리적으로 시간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후순위로 잡아도 무방하다는 시각도 있다. 현대 관계자는 『채권단의 요구가 나름대로 일리가 있어 보다 명확한 자구이행 계획을 제출할 계획』이라며 『그러나 현실적으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특히 계열분리안을 방북기간 중 발표하는 방안이 실제로 현대 내부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북 중 계열분리안을 발표해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고 10일 방북성과를 발표할 경우 국면전환에 크게 유리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계열분리안은 이미 공정거래위원회와 상당한 수준의 의견접근이 이뤄졌고 지분 소유자인 정주영(鄭周永) 전 명예회장도 긍정적인 방향의 메시지를 보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는 채권단에 鄭전명예회장의 자동차 지분 9.1% 중 6.1%를 백지위임하는 방향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공정위가 요구한 의결권 포기는 물론 소유권 처분마저 완전히 위임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사재출연과 경영진 퇴진이 고민 자구안을 준비 중인 현대의 가장 큰 고민은 사재출연과 문제 경영인 퇴진이다. 우선 사재출연의 경우 이미 채권단이 대주주 증자참여 등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달려들고 있다. 이는 현대건설 유동성 확보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사재출연이 갖는 극적효과를 기대하는 게 아니냐는 게 현대 주변의 시각이다. 그러나 현대로서는 정부·채권단의 요구에 화답할 모종의 카드를 마련해야 할 상황이다. 이와 관련, 현대는 鄭회장의 상선지분 등 일정부분의 사재출연이 불가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제 경영인 퇴진은 더욱 곤혹스런 대목. 문제 경영진의 핵심으로 거명되는 이익치 (李益治) 현대증권 회장은 방북길에 오르면서 『왜 그런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맡은 소임만 다할 뿐이지 다른 건 생각해본 적 없다』고 퇴진 가능성을 일축했다. 일각에서는 鄭회장이 문제 경영진 퇴진문제에 관해 요로를 통해 정부측에 충분한 양해를 구했다는 후문도 들리고 있다. /연성주기자 SJYON@SED.CO.KR 연성주기자SJYON@SED.CO.KR 김영기기자YGKIM@SED.CO.KR 입력시간 2000/08/08 19:43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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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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