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기업 별들 잡아라" 車업계 연말대전

임원급 인사시즌 맞아 "법인차 시장 확보 하자" 국산·수입차 경쟁 후끈



대기업의 연말 인사시즌이 시작되면서 법인 자동차 시장을 둘러싼 완성차 업체 간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기업의 '별'로 불리는 임원으로 승진하면 차량이 나오는데 올해는 선택 대상이 되는 준대형급 이상의 신차들이 유독 많아 경쟁이 치열해졌다. 특히 최근에는 소비위축으로 개인 수요가 줄면서 법인영업이나 특판팀 등에서는 연말 특수를 놓치지 않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4대 기업 중 LG그룹을 시작으로 주요 대기업의 인사가 이어지면서 임원용 법인 시장의 마케팅도 달아오르고 있다. 내년 초까지 이어질 인사 특수는 자동차 회사에서는 자사의 대표 차종 간 경쟁이기도 하다. 임원용 차량 마케팅은 기업별 특성에 따라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다. 인사 규모가 가장 큰 삼성그룹의 경우 직급별로 선택 가능한 차종을 임원들이 직접 선택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상무급이 배기량 3,000㏄ 미만의 현대 그랜저, 기아 K7ㆍ오피러스, 한국GM 알페온, 르노삼성 SM7, 쌍용 체어맨H 등의 차량에서 골랐다. 개인의 선호에 따라 차종이 달라져 맨투맨 마케팅이 필요하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인사가 나면 총무나 인사 관련 부서를 통해 임원 명단을 확보하고 개별 접촉을 통해 차량의 특장점을 소개한다"고 말했다. 지난 1일자로 인사가 난 LG그룹은 회사에서 임원들의 차량을 정해놓았다. 상무급은 그랜저, 전무급은 제네시스, 부사장 이상은 에쿠스다. 이런 경우 개인이 아닌 차량 구매 담당자를 타깃으로 영업해야 한다. SK그룹은 사업부문장ㆍ실장, 부문장, 최고경영자(CEO) 등 3분류로 구분해 총액 기준으로 범위 내에서 차종에 관계 없이 선택이 가능하다. CEO들이 통상 에쿠스를 애용해 아래 임원들은 한 등급 아래 준대형 차종을 고르는 편이다. 특이한 것은 부장급 차량으로 그랜저가 많아 임원을 달면 차별화를 위해 K7을 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기업별로 임원들의 차량 선택 기준이 다르지만 해마다 희비는 엇갈린다. 주로 그해에 출시된 신차를 고르는 게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유독 임원들이 탈 만한 차량이 많다는 점에서 업체 간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현대차의 그랜저는 1월 출시된 후 월 판매량이 1만대에 육박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배기량도 2,400㏄ㆍ2,700㏄ㆍ3,300㏄로 다양하다. 동급의 기아차 K7은 지난해 인사시즌에 그랜저 출시가 미뤄지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GM은 지난해 출시한 알페온에 최근 하이브리드 기능을 더한 알페온 e-어시스트를 통해 부진을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르노삼성은 임원용으로 꾸준한 인기를 받은 SM7이 올해 8월 출시돼 가장 최신 모델이라는 점을 적극 부각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입차 업체인 BMW코리아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시장은 크지 않지만 기업체 임원이 오피니언 리더라는 점에서 완성차 업체 간 경쟁은 치열하다. 법인영업을 담당하는 한 직원은 "임원용 차량 판매는 전쟁터나 마찬가지"라며 "오너들이나 고위층도 인맥을 이용해 적잖은 지원사격을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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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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