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세상] 정치인 공자의 순탄치 않은 삶

■내 인생의 논어, 그 사람 공자(이덕일 지음, 옥당 펴냄)


사실 '논어'는 공자의 집필저서가 아니라 스승 공자가 죽은 뒤 그의 제자들이 모여 편찬한 공자의 어록집이다. 때문에 전체 20편의 구성원리나 연관성이 체계적이지 못한 면이 있다. 이에 역사학자인 저자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말을 했는지 추적하고 여러 이야기를 잘 조합해서 공자의 전체상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사학자의 시각으로 '논어'를 재구성했다.


공자는 학문을 탐구한 학인(學人)의 면모와 정치인으로 살았던 정인(政人)의 두 얼굴을 갖고 있다. 유년기는 생계를 위해 일을 하다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게 된 공자는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며 배움을 즐기는 경지로 끌어올려 학자의 명성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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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탄한 학인과 달리 정치인 공자의 길은 편치 않았다. 노나라에서 정치를 시작한 공자는 천하개혁 프로젝트인 '삼손씨 무력화 계획'을 도모했다. 백여 년 이상 국정을 장악하고 있는 맹손씨ㆍ숙손씨ㆍ계손씨의 경대부(卿大夫ㆍ주요관직의 하나) 삼손씨를 무력화해서 정권을 왕에게 되돌려주고, 노나라를 바로 세우겠다는 원대한 계획이었다. 이는 삼손씨 세력 스스로가 자신의 근거지를 무너뜨리게 하는 일종의 무혈혁명으로 전략가 공자의 탁월함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노나라를 내세워 천하를 도모하려던 공자의 계획은 예기치 못한 결과로 이어져 그를 유랑길로 내몬다. 결국 공자의 꿈은 당시 현실의 지배체제에 수용되지 못한 채 거친 광야에서 시들어버린다.

공자의 인생을 재조명한 저자는 "공자가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다면 그 뜻을 펼칠 수 있을까"라는 물음과 함께 우리 사회의 현실도 반추하고 있다. 1만7,500원.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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