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인터넷이 가져온 충격/ 김이숙·이코퍼레이션 사장

마치 지진이 온다고 경보를 여러번 했어도, 설마설마 미리 준비를 안했던 것처럼 「인터넷」이 사회 전반, 특히 「기업경영」에 가지고 온 충격은 너무나 크다.「기술」이 산업을 리드하지만, 이렇게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것인가? 매일 인터넷이 가져온 경제와 기업의 변화 한 가운데서 일하고 있지만, 내가 느끼는 충격은 연쇄 반응으로 온 천지를 다 무너뜨리고야 마는 영화에서나 본 지진처럼 그 위세가 너무나 크다. 첫째, 인터넷은 상명하달식 피라밋 조직을 서로 파트너쉽으로 연결되는 수평관계로 다시 엮어버렸다. 정보가 분산되어져 있고 확산 속도가 빠르므로, 이제 더이상 단일조직, 거대조직의 파워는 존재하지 않는다. 둘째, 인터넷이라는 정보도구를 무료(?)로 갖춘 개인은 이제 거의 한 기업과도 맞먹을 수 있는 경쟁력을 구사할 수도 있게 되었다. 1999년까지만 해도 지식산업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었다면, 지금에야말로 「지식개인」에 대한 심각한 연구가 필요한 때이다. 셋째, 시간과 공간으로부터의 해방이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하면 거기서 바로 모든 서비스가 가능한, 가능해야 하는 24시간 365일 온라인 체제 속에 우리는 들어 있는 것이다. 넷째, 기술개발보다 마케팅과 기획에 사업의 성패가 더 좌우되는 시대가 되었다. 개미와 베짱이의의 우화가 학교에서 가르쳐질 때, 『누가 더 창조적, 혁신적 아이디어로 접근했는가?』, 『움직이기 전에 누가 더 잘 생각했는가?』 도 토론을 벌여야 할 것이다. 다섯째, 『사업이 이렇게 자본의존도가 높은 적이 있었을까?』하고 경탄하게 된다. 물론 사업이 돈이 없이 되지 않은 적이 있었을까 마는, 요즈막의 사업은 그 사업이 누구와 제휴하여 누구의 돈으로 이루어지고 있느냐에 따라 성공과 인기의 판도가 너무나 달라진다는 것이다. 인기있는 사람이나 기업의 돈이 더 선호되는 작금의 상황에서 돈에도 「수확체증」이 일어나는 것 같아 무거운 마음이 된다. 이렇게 될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급속히 산업이 재편되고 기업이 재편되고 개인의 행동 양태가 변할 줄을 정말 몰랐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새로운 환경에의 적응이 3개월밖에 안 걸리는 것이(정확히 말해 작년 12월, 올해 1월과 2월) 너무나 신기하다. 미국이 10년을 걸려 준비한 지식, 디지털 경제를 우리가 1년에 따라잡고 있는 흥분을 가지고 있다. 아, 새로운 기술 인터넷 하나가 이렇게 큰 변화를 가지고 올 수 있다니! 지진보다 더 가공할 것은 인터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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