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유업계] 석유덤핑 사라진다.. 3사재편후 과열탈피 조짐

정유업계가 SK㈜와 LG칼텍스정유, 현대정유등 3사 체제로 재편될 움직임을 보이면서 벌써부터 석유류 판매질서에 변화의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1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정유회사들은 석유류 소매상인 「일반판매소」에 등유와 경유를 200ℓ짜리 드럼당 시가보다 5,000원이상 싸게 판매해왔으나 최근 이같은 덤핑관행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SK가 쌍용정유 인수를 발표한 이후 유류판매 관행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업계 전체적으로 쌍용정유가 주도해온 과열경쟁체제에서 탈피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최근까지도 정유사들은 일반판매소에 대해 드럼당 8만∼9만원대인 등유나 경유를 5,000원정도 싸게 공급해왔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에서 쌍용정유를 중심으로 한 후발업체들이 가격경쟁에 뛰어들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전체 등유·경유 판매물량의 10%정도가 이들 일반판매소를 거쳐 판매되고있다. 선발 대형 정유사의 경우 가격할인에 따른 이익감소분만 연간 400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런데 각 정유사들이 얼마 전부터 일반판매소에 넘기는 등유와 정유의 가격을 에누리없이 다 받기 시작한 것. 정유업체들은 SK가 쌍용정유 인수발표 때 『이제 정유사간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은 안해도 되겠다』고 안도했다고 한다. 쌍용정유는 지난 90년대초 휘발유 품질논쟁을 일으켰던 옥탄가 경쟁을 선도했고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기존 석유류 판매질서를 뒤흔들기도 했다. 쌍용정유 인수발표 당시 SK 관계자가 말했던 「통합의 시너지효과」가 유통시장에서 벌써부터 나타나는 셈이다. 그러나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쌍용정유가 끊임없는 돌출행동으로 업계의 질시를 받기도 했지만 경쟁촉진 등 나름대로 기여한 바가 컸다』며 『앞으로 정유업계가 3강체제로 재편되면 어느 정유사가 경쟁을 선도하며 변화를 일으킬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협력과 담합만 있을 뿐 경쟁이 없는 안이한 문화가 벌써부터 자라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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