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일 홋카이도 다쿠쇼쿠은행 파산/“시은 마저…” 금융불안 확산

◎닛산생명·산요증권이어/막대한 부실채권이 원인/아주위기로 불실 악화/「도산 도미노」 가능성 커이달초 산요(삼양)증권에 이어 17일 일본 10위 도시은행(시중은행)인 홋카이도 다쿠쇼쿠(북해도척식)은행이 파산, 일본 금융업계는 충격에 휩싸여 있다. 이전에 터진 증권과 보험사의 파산과 달리 은행은 금융기관의 마지막 보루인데다 일본 최초로 시중은행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일본정부가 공언해온 「도시은행 불도신화」가 붕괴됨에 따라 닛산생명, 산요증권 등에 이어 이제 전 금융권이 부도에서 예외일 수 없게 됐다. 다쿠쇼쿠은행의 파산 처리는 효고(병고)은행 등 지난해 간사이(관서)지역의 중소 금융기관 파산의 여파가 드디어 전국규모의 도시은행에까지 들이닥쳤다는 점에서 그 파장은 클 수밖에 없다. 다쿠쇼쿠 파산의 직접적인 원인은 앞서 무너진 금융기관과 마찬가지로 막대한 부실채권 때문이다. 다쿠쇼쿠은행은 80년대 후반 거품경제때의 부동산투자로 불량채권이 발생한데다 주가하락과 이로 인한 자금난이 겹치면서 결국 자력 경영재건을 포기, 홋카이도 지방은행인 호쿠요(북양)은행에 업무를 양도하는 파산처리 대상이 되고 말았다.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다쿠쇼쿠은행의 예금주 보호 등을 위해 특별융자(일은특융)를 발동키로 결정했는데 도시은행에 이같은 조치가 발동되는 것 역시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2년동안 연속 적자를 기록한 다쿠쇼쿠의 불량채권액은 9천3백억엔(총대출의 13%)으로 일본 금융계 사상 최대의 파산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미쓰즈카 히로시(삼총박) 일대장상은 17일 부실채권 정리와 예금자보호를 위해 특융지원을 하는 것을 포함해 다쿠쇼쿠은행이 그동안 해온 금융기능에는 차질이 없을 것임을 강조, 금융계 충격을 완화하려고 애를 썼다. 다쿠쇼쿠은행 파산처리를 계기로 정부가 불량채권처리를 위한 공적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닛케이 지수는 이날 급등했다. 다쿠쇼쿠은행은 홋카이도개척이라는 국책사업 수행을 위해 지난 1900년 특수은행으로 설립된 뒤 1세기동안 홋카이도 경제를 뒷받침해온 굴지의 은행으로 일본 전국의 점포수는 1백95개, 올 9월 현재 예금총액은 5조9천6백70억엔이다. 다쿠쇼쿠은행은 경영위기설이 표면화됐던 올초부터 위기극복을 위해 외국 유수은행과 제휴를 맺고 지난 4월에는 재무구조를 건전화하기 위해 지방은행인 홋카이도 은행과의 합병을 시도했으나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부실채권이 자산보다 많은 등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홋카이도 은행이 지난 9월 합병을 백지화시켰기 때문이다. 다쿠쇼쿠와 정도는 달라도 사실 일본 금융계의 몰락은 거품경기가 꺼지면서 주식·부동산가격이 급락하면서 이미 예상돼 왔던 것. 다쿠쇼쿠은행의 도산은 그 시작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부동산을 담보로 엄청난 대출을 해주었던 일본 금융기관들의 부실채권이 해결되지 않는 한 금융기관들의 연쇄 도산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여기다 아시아 금융위기를 맞아 이 지역에 대한 대출 비중이 높은 일본 금융기관들의 부실이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계속되는 주가하락, 부동산경기 침체에다 국제신용도 하락에 따른 조달금리 상승으로 수익성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올해 동남아 금융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홋카이도 다쿠쇼쿠은행의 파산을 시작으로 한 일본 금융계의 위기는 인근 국가들의 금융혼란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적지않은 충격을 던지고 있다.<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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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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