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과 대한투자증권의 인수 후보자가 국내외 7개 기관으로 압축되면서 다시 향후 매각 구도 및 양사의 경영현황 등에 대해서 관심이 집중 되고 있다. 특히 정부에서 두 회사를 분리 매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면 서 인수 후보자들은 양사의 경영현황 및 잠재적 기업가치 등을 놓고 향후본격적인 저울질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한투ㆍ대투증권에 따르면 두 회사의 경영현황 및 점포ㆍ직원수는 엇비슷한 상태다. 지난 10일 현재 양사의 수탁고는 각각 21조7,293억원, 21조1,865억원을 기록 중이다. 특히 올 들어 개인영업에 치중한 결과 개인수 탁고가 지난해 말 보다 크게 늘어 각각 8조3,150억원, 8조2,584억원으로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점포수와 직원수도 구조조정 등 경영효율화를 통해 같은 71개에 각각 1,143명, 1,200명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03회계연도 실적에서는 뚜렷한 명암을 보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지만 소송이나 기타 잠재부실 반영 등으로실적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투증권의 경우 최근 소송 승소로 인한 특별이익 3,600억원이 발생한 반면 한투증권은 소송 패소로 인한 특별손실이 1,003억원 발생했다. 당기순이익에서 소송으로 인한 손익을 제외할 경우 대투증권의 당기순이익은 1,600억원, 한투증권의 경우 1,023억원을 기록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전에 국민은행과 금융지주회사, 외국계 기관 등 굵직 굵직한 금융기관들이 뛰어든 이유로 두 회사가 보유한 기업가치를 꼽고 있 다. 투신권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는 수탁고에 고객들의 로열티(충성심),지난 30여년 간 유지되 온 브랜드 가치와 직원들의 영업력을 높게 사고 있 다는 것이다. 종합자산관리형 영업 경쟁 체제로 접어드는 금융권 환경에서 양 회사가 보유한 운용사들도 빼놓을 수 없는 강점중의 강점이다.
정부가 공적자금 투입을 통해 두 회사의 잠재 부실만 해결해 준다면 현재의 영업력이나 경쟁력을 고려할 때 인수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금융기관들도 한ㆍ대투의 이런 점을 높게 평가했다는 게업계의 일반적인 평가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인수전이 시작되기 전부터 한투에는 국민은행이, 대투에는 하나은행이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며 “나머지 국내 금융사들이나 AIG 등 외국계 기관들도 한ㆍ대투 인수를위해 나름대로 적극적이었던 곳이다”고 말했다.업계에 따르면 한ㆍ대투 의 인수 거래 가격은 업체들의 경쟁과열로 한때 1조원 수준까지 치솟았다가 현재 6,000억~7,000억원 수준으로 이야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