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와 가전업체간의 2차대전이 시작됐다.
이 번 갈등은 지난해초 할인점업계와 삼성전자가 가전제품 판매가격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은 데 이어 벌어진 제 2라운드 격으로 `전자재벌`고 `유통재벌`간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ㆍ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은 지난 1월초 삼성ㆍLG전자측에 현행 가전제품 판매 수수료율 10%를 12%로 인상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백화점 관계자는 “가전제품을 팔아 이익을 내려면 판매 수수료율이 최소한 17%는 돼야 하는데 삼성ㆍLG전자 제품의 경우 수수료율이 10%에 불과하다”며“특히 다른 가전업체의 경우 수수료율이 13%선이어서 삼성ㆍLG전자측에 수수료율 인상을 요구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백화점의 관계자도 “가전 유통업체인 전자랜드21이나 하이마트의 경우 판매수수료율이 30% 정도”라며“그 동안 백화점은 가전제품이 미끼상품이라는 이유만으로 노마진을 감수해왔으나, 이들 업태와 균형을 맞춘다는 측면에서도 수수료율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ㆍLG전자 등 가전업체들은 “백화점측에서 판매 수수료를 올려 달라고 요청해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난해 수수료율을 8.5%에서 10%로 올려 준 데다 국내 가전 업계의 현실이 수수료를 또 올려줄 만큼 여유롭지 못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가전사업부 관계자는 “내수 부진으로 가뜩이나 가전 시장이 어려워 지난해에도 적자를 냈다”며 “이런 상황에서 추가로 수수료를 올려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서는 26일 롯데백화점이 업계 최초로 전자랜드21과 제휴, 가전제품을 백화점 매장에서 할인 판매한다고 밝힌 것은 삼성ㆍLG전자를 겨냥한 압박용 카드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에 앞서 27일부터 3월 14일까지 17일간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전자랜드21의 가전 전품목을 백화점 판매가 대비 20%이상, 행사품목의 경우 50%이상 저렴하게 판매한다고 밝힌 바 있다.
<우현석기자 hnskw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