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제로섬에서 윈윈 게임으로

지난해 우리는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은 잠시, 갈등과 분열에 의해 막대한 사회ㆍ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은 경제회복의 과실을 얻고 있고 우리의 경쟁상대인 중국 등은 경제성장이라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반면 우리는 철도파업과 물류파업을 시작으로 곳곳에서 일어난 마찰을 맛보아야 했다. 서울 외곽순환도로의 사패산 터널공사를 둘러싸고 정부와 불교계ㆍ환경단체간 갈등이 빚어져 2년 넘게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를 초래했다. 이 과정에서 무려 5,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었다. 또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공사도 마찬가지다. 급기야 위도 방사능폐기물처리장 건설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으면서 부안이 무정부 상태에 빠지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우리나라가 세계경제 회복의 대열에서 낙오돼 침체의 터널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 같은 갈등은 이해 당사자들이 `제로섬게임`에만 집착한 데 따른 것이다. 상대방이 이익을 얻는 대신 자신은 피해만 본다는 생각 때문인 것이다. 이제 갑신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 1884년에 발생한 갑신정변을 예로 들어 올해도 갈등과 분열이 지속될 것이라는 역술가들의 주장도 있지만 원숭이와 같은 지혜와 협력으로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더 크다. 불교단체의 이해로 외곽순환도로의 사패산 터널공사가 재개된 것처럼 경부고속철도 천성산ㆍ금정산 터널공사도 서로의 양보를 통해 합리적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해본다. 경부고속철도가 성공적으로 개통되면 시간 및 운행절감 효과가 연 1조8,000억원이 넘는다는 분석을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 특히 방폐장 건설 문제도 건설적인 방향으로 얽힌 실타래가 풀리기를 희망해본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의 에너지 독립을 위해서라도 방폐장 건설 문제의 타협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국내 전력소모량의 40%를 차지하는 원전 가동을 중단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런 점에서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이유 중 하나가 안정적인 석유공급선 확보라는 분석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행정수도 이전 작업도 순탄하게 진행돼야 한다. 교통혼잡비용이 연 10조원을 넘고 환경개선비용도 4조원이 넘는 부작용을 유발하는 수도권 과밀을 방치할 수 없다. 수도를 이전하면 교통비용 절감 효과가 연간 1조원 이상에 달한다고 한다. 이제 힘 모아 다시 뛰자. 그래서 `제로섬게임`을 `윈윈게임`으로 승화시켜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의 토대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정배 차장 부동산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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