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하반기 원화강세 수출 걸림돌 우려

■ 환율 전망외국인 자금 유입등 달러 넘쳐 환율하락 불가피 달러 강세는 당연히 원화약세(원ㆍ달러 환율상승)로 이어지는 것이 그동안의 추세였다. 그러나 올 하반기 국내 외환시장은 기존의 틀을 껜 다른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즉 달러와 원화가 동시에 강세를 나타내는 모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시장에 달러가 흘러 넘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요인이 원화약세를 부추긴다 해도 수급이 우선하는 시장의 속성상 달러공급이 우위라면 원ㆍ달러 환율은 하락한다. 그동안 원ㆍ달러 환율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던 엔ㆍ달러 환율동향으로부터 국내 외환시장이 어느 정도 독립성을 갖게 된 점도 이 같은 점을 부추긴다. 문제는 이렇게 될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수출이 더욱 힘들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원ㆍ달러 환율의 하락폭이 지나치면 당국이 개입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가능한 대목이다. ◆ 환율 하락요인 외국인 직접투자자금(FDI) 유입이 가장 직접적인 요인이다. 한국통신 주식예탁증서(DR) 발행대금 22억달러, 하이닉스반도체 주식예탁증서(GDR) 발행대금 12억달러, LG전자 CRT합작사업대금 11억달러 등 직접투자자금 유입이 쏟아지고 있다. 물론 이들 자금들이 한꺼번에 시장에 공급되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에 확실한 달러공급 물량압박을 주고 있다. 여기에 대우자동차 매각, SK텔레콤 지분매각, 현대투신 AIG외자유치 등이 성사되면 또 다시 엄청난 직접투자자금이 들어온다. 또 하나는 수출이 크게 줄고 있지만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면서 올 경상수지 흑자폭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 경상수지 흑자폭은 예상치보다 2배 가량 많은 13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5위의 외환보유고(943억달러)나 지난 4월 후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거주자 외화예금의 동향도 환율상승을 막는 버팀목이다. 시장에 이처럼 달러공급이 우위를 보이며 그동안 거의 똑같이 움직이던 원ㆍ엔 동조화 현상이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도 환율의 추가상승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6일 엔ㆍ달러 환율은 125엔을 훌쩍 뛰어넘어 126엔대에 근접했으나 원ㆍ달러 환율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엔ㆍ달러 환율이 130엔대를 넘을 것이란 전망에도 원ㆍ달러 환율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 환율상승요인 가장 직접적이고도 우려할 만한 것은 대우차 매각실패 등 대규모 구조조정 프로젝트가 실패로 끝날 경우다. 이는 단지 예상했던 달러유입이 차질을 빚는다는 것 만이 아니고 한국경제의 구조조정 전반에 대한 의심을 불러와 경제전체에 큰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또 미국의 '강한 달러' 정책이 지속될 경우 원화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물론 엔ㆍ달러 환율의 상승속도에는 따라가지 않는다 해도 중장기적으로 원ㆍ달러도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나 우리의 경기회복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변수다. 올 하반기 미국경기가 회복될 것인가에 대해 여전히 찬반이 분분하고 국내경기의 하반기 회복여부에 대해 회의론이 커지는 상황이다. 결국 환율이 국내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때 경기회복 지연과 수출 감소는 환율상승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 전망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올 하반기 원ㆍ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우리의 수출경쟁력이다. 특히 전세계적인 달러강세 속에 엔화나 유로화 가치가 하락하는 데 반해 원화만 오른다면 상대적으로 우리상품의 가격경쟁력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올 하반기 원ㆍ달러 환율이 시장수급구조상 하락압력을 받겠지만 가뜩이나 크게 줄고 있는 수출경기의 상황을 볼 때 당국이 이를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는 고민이 또 하나의 변수다. 안의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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