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업계 이번엔 ‘1등급 원유’ 바람

◎남양유업 “전제품에 사용” 선언 선제 공격에/타사 “살균과정거쳐 세균수 무의미” 반박속/서울­“이미 실시중” 매일­“확대” 발표등 긴급 대응남양유업이 모든 우유제품을 1등급 원유로만 만들겠다고 전격 발표하자 유가공업계에 또다시 일대 회오리 바람이 불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이번 조치가 소비자들에게 「다른 업체의 우유제품은 저질」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는데다 자칫하면 우유 전체에 대한 불신감을 깊게 할 수도 있어 타 업체들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또 일부 업체에서는 『1등급 원유만 사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집유시스템을 갖춰야 하는데 남양은 아직 이에 대한 준비가 안돼 있어 실효성이 의심된다』며 『세균은 살균과정을 거치면 모두 죽어 인체에 해가 없기 때문에 1등급 원유만을 사용한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남양유업의 선제공격에 가장 당황하고 있는 곳은 국내 최대 유업체인 서울우유. 서울우유는 11일자로 「국내 최초로 지난달부터 1등급 원유만으로 우유를 만들고 있다」는 광고를 부랴부랴 내보냈다. 서울우유는 『2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달초부터 1등급 원유만 사용, 우유를 생산해 왔는데 단지 이를 발표하지 않았을 뿐』이라며 『남양유업에 맞서 서둘러 광고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우유는 『전체 집유량중 1등급이 89∼91%에 달하고 분리 집유체제도 이미 갖췄다』며 『2∼4등급 원유는 가공우유나 치즈, 분유를 만드는데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지난해 4월 1등급 원유로만 만든 「매일 1등급우유」를 내놓았던 매일유업도 1등급 원유 사용을 조만간 전 우유제품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또다른 유업체는 『법적기준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세균수와 함께 체세포수, 유지방을 모두 감안해 원유등급을 매기고 있는데 남양유업이 세균수만 내세운 것은 어불성설이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원유의 질은 축사 등 주변환경에 크게 좌우되는 세균수보다는 젖소의 건강상태나 영양상태를 나타내는 체세포수, 유지방 함량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세균수만 따질 경우 2∼4등급 원유도 살균과정에서 세균이 모두 죽기 때문에 남양이 진짜 1등급 원유만 사용하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고름우유 파동 등 수차례의 품질논쟁을 거치면서 첨예하게 대립해 온 유업체들은 이번 「1등급 원유」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는데 우유의 품질향상에는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문병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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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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