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개봉한 영화 ‘행복을 찾아서’는 가난한 흑인 가장이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고 행복한 삶을 이룬다는 휴먼 드라마로 잔잔한 감동을 전했다. 할리우드 스타 윌 스미스가 친아들 제이든과 함께 출연한 부자간의 따듯한 정을 느끼게 한 영화였기 때문. 이렇듯 가족간의 사랑과 행복을 다룬 작품들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행복해지고 싶다는 현대인의 소망이 반영된 탓일 듯. 하지만 행복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사람들마다 자신이 느끼는 행복에 대한 가치와 기준은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에서다. 또한 행복의 개념과 의미도 시대에 따라서 확연한 차이를 이뤄왔다. 그런 점에서 행복의 의미를 연대기적으로 살펴본 역사학자 대린 맥마흔의 신간은 주목할만하다.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역사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저자는 방대한 자료와 연구조사를 거쳐 행복의 역사를 되짚어냈다.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행복이란 개념은 오늘날과 거리가 멀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빈번한 역병과 기아의 창궐, 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연속으로 당시 삶이란 견디어내기 힘든 것이었다. 고대 서아시아 왕국 리디아의 크로이소스 왕은 심지어 “살아있는 자는 그 누구도 행복하지 않다”고 탄식했을 정도. 기원 전후 로마시대에는 번영, 풍요, 권력, 행운 등이 행복의 기준으로 받아들여졌던 반면 기독교가 사회 전반에 확산된 시기에는 구원에 이르는 고통이야말로 절대적 행복으로 생각됐다. 그렇지만 18세기 계몽시대의 행복은 하나님의 천국이 아닌 지상으로 내려온 것. 춤추고 노래하고 음식을 즐기며 우리의 신체를 마음껏 즐기는 것은 하나님의 의지에 반항하는 게 아니라 자연이 의도한 대로 사는 것이란 인식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현대인에게 행복은 문화적 열망의 상징이자 사고 팔 수 있는 상업적 가치로 변했다. 미국의 광고인 하비 볼은 1971년 ‘스마일리 페이스(Smiley face)’를 창안했다.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상품과 광고 등에 사용되는 이 마크는 행복을 바라보는 현대인의 관점을 엿볼 수 있게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