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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이촌동 주민들도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피해자다. 수용을 원하지 않은 주민들은 도시개발법에 의해 강제수용 가능성 때문에 불안에 떨고 있고 개발에 찬성하는 주민 역시 보상을 염두에 두고 대출을 받았지만 개발이 지연되면서 이자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주민들마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단일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일부 주민들은 무리한 보상액까지 요구하면서 사업 추진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실제로 서부이촌동 주민들 사이에서는 보상안을 두고 이전투구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보상안 발표 후 드림허브가 연 주민설명회는 통합개발을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와 드림허브 보상팀, 그리고 일반 주민간 다툼으로 두 차례나 파행을 겪었다.
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개별 주민설명회도 잇따랐다. 13일에는 대림ㆍ동원아파트 일부 주민들이 서부이촌동 생존권사수연합회(이하 생사련), 14일에는 대림ㆍ성원ㆍ시범ㆍ중산아파트 일부 주민이 모인 아파트연합 비대위, 15일엔 시범ㆍ중산아파트 비대위가 각각 주민 설명회를 개최했다.
반대 주민들의 목소리가 거세진 것은 드림허브의 보상안이 애초 약속과는 다르다는 이유 때문이다. 한 비대위 관계자는 "처음에는 이주비를 3억원씩 준다고 해놓고 이제 와서는 대출금 이자를 내주겠다고 말을 바꿨다"며 "처음 약속을 믿고 주민의 60~70%가 대출을 받았는데 비거주자의 경우 대출금에 세입자 전세금을 돌려주고 나면 남는 돈이 없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들의 과도한 보상 요구도 문제다. 지난 5일 드림허브 주최로 열렸던 주민설명회에서 한 주민은 "한강조망권의 가치가 23억원이니 최소한 40억원은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림아파트 비대위 관계자는 "한강 조망권 가치가 무시되면 10조원의 손해를 본다는 말에 화가 난 주민들 중 일부가 그렇게 요구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대위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과 동시에 이들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타나고 있다. 개발사업에 동의하는 한 주민은 "대출 받은 금액은 본인들이 갚아야 한다"며 "드림허브에 자신들이 빌린 대출금 상환까지 해달라는 건 좀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업계는 주민들 내부 입장을 먼저 정리하는 것이 순서라고 입을 모은다. 지금처럼 각각의 목소리로는 통합개발이든 분리개발이든 제대로 된 의견을 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민들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단일한 협상 창구가 필요하다"며 "지금처럼 비대위의 의견이 난립할 경우 인허가권자나 시행자 입장에서는 소수 의견으로 받아들일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