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씁쓸한 이통社 성과급 잔치

"정말 부럽네요. 회사도 잘나가고 직원들도 잘나가고.". "우리 회사도 삼성 같은 회사가 되면 좋겠네요" 올해 사상최대의 실적을 올린 삼성의 직원들에게 두툼한 특별상여금은 예견됐던 일이다. 포상 잔치에 대한 일반인들의 반응도 부러움 일색이다. 여기에 올해보다 무려 30%나 늘어난 8조8,000억원의 대규모 투자까지 한다는 소식은 재계는 물론 국가 전체적으로도 환영을 받고 있다. 이동통신의 강자로 불리는 SK텔레콤 역시 500%의 특별성과급을 지급한다는 얘기가 들린다. 그런데 반응이 영 신통찮다. 통신업계의 맞수인 KT는 인건비를 줄이는 등 IT업계 전체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인데 유독 SK텔레콤 직원들만 목돈을 쥔다는 시기심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조금은 섭섭한 얘기지만 SK텔레콤이 벌어들이는 엄청난 수익은 소비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 아닌가요""차라리 엄청나게 생긴 이득을 직원 포상금으로 돌려주기 보다는 돈가뭄에 허덕이고 있는 IT업계에 과감하게 재투자하면 더욱 박수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SK텔레콤의 올해 실적은 1조1,403억원의 순익을 올린 지난해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SK텔레콤의 이 같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과감한 투자에 따른 결실로 보는 시각은 그리 많지 않다. 신세기통신과의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효과에 단말기 보조금 지급 금지에 따른 마케팅 비용 감소, 무선인터넷 이용자의 증가에 힘입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삼성의 과감한 투자, 반도체ㆍ휴대폰 등 세계일류상품 개발과는 전혀 딴판이다. 게다가 SK텔레콤은 연말을 앞두고 영업정지 처분까지 받았다. KT민영화 과정에서는 기습적인 지분 취득으로 경영권 위협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팍스넷ㆍ라이코스코리아 등의 잇따른 인수를 통해 과거 경영권 인수방식을 재현하는게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 기업이 사업을 통해 얻은 이익의 일부를 직원들에게 돌려주는 것은 회사 자체적으로만 볼 때 분명 즐거운 잔치다. 하지만 SK텔레콤의 잔치는 자칫 외부에서 바라볼 때 아무도 박수를 치지 않는 '그들만의 잔치'로 비쳐지는 듯해 씁쓸하다. 정두환<정보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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