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애플 맞설 '한국 대표 앱스토어' 뜬다

■ 이통사 앱스토어 통합한다<br>개별사업자 중심 폐쇄적 운영으로 생존위협<br>WAC서 국내 주도권 강화 등 파괴력도 클듯

이석채(왼쪽부터) KT 회장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이상철 통합LG텔레콤 부회장,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이 5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통신시장의 건전한 경쟁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손용석기자

이동통신사들이 각자 구축해 운영해왔던 앱스토어를 통합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올 상반기 중에 ‘대한민국 대표 앱스토어’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해관계가 다른 이통사들이 흔쾌히 앱스토어 통합에 찬성한 것은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의 안드로이드마켓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각자의 힘만으로는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재와 같은 개별사업자 중심의 폐쇄적인 앱스토어 운영 방식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시장은 통신사업자와 단말제조사가 별도로 움직이고 있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구조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미국 앱은 누구나 올리고 다운로드할 수 있는데 우리는 통신사가 올려놓을지 말지를 정하는 페쇄적인 체제였다. 통렬히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석채 KT 회장도 “국내 이통사가 힘을 합쳐도 애플리케이션이 구글에 비하면 새 발의 피”라며 “우리는 공통 앱스토어를 구축하되 슈퍼 앱스토어(WAC)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도록 힘을 합치고 방향은 글로벌마켓으로 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통한 제2의 정보기술(IT) 혁명을 이루자면 킬러 콘텐츠인 앱스토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긴요하다고 판단해 통합 앱스토어를 밀어붙였다. 순조롭게 한국형 통합 앱스토어가 구축되면 전세계 24개 주요 이통사들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WAC에서 국내 업체들의 주도권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현될 경우 큰 파괴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는 WAC에서 구심점 역할을 확실히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또 국내 개발자들이 다른 표준에 맞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야 했던 불편함이 해소돼 국내 무선인터넷 활성화에 큰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지금 거론되고 있는 통합 앱스토어 방식은 회사별로 따로 만들어야 하는 애플리케이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개발 툴이나 플랫폼을 공유하는 방안이다. 각 사 앱스토어에 다른 회사 앱스토어가 숍인숍(shop in shop) 형태로 들어가는 것도 검토되고 있다. 현재 개발자들은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때 SK텔레콤의 T스토어용과 KT의 쇼앱스토어용을 분리해 작업해야 한다. 하지만 통합 앱스토어 방식이 도입되면 간단한 작업만으로도 각사의 앱스토어에 쉽게 애플리케이션을 올릴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이를 통해 개발자들의 작업 과정이 단순해지고 통일되면 국내 앱스토어가 활성화되고 이용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합 앱스토어가 만들어진다고 해서 당장 애플과 구글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무선인터넷 활성화, 모바일시장 확대를 통한 제2의 IT 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모멘텀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시작에 불과한 만큼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통합 앱스토어의 운영에 대한 주도권을 놓고 이통사 간 힘겨루기가 벌어지거나 국내 통합 앱스토어와 글로벌 슈퍼 앱스토어와의 관계 설정 등에서 견해 차가 발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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