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불황엔 역시 강한기업만 산다

시티등 美간판기업 2분기 실적 기대이상메릴린치ㆍAMD등은 예상치 크게 밑돌아 미국 경제가 침체의 수렁에 허우적거리고 있는 가운데 국제경쟁력을 갖춘 초일류기업들은 어려운 여건을 뚫고 이익을 남기며 성장하는 반면 후발 주자 또는 신생기업들은 극심한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이 같은 적자생존의 현상은 미국의 경기침체가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동시에 강제적인 업계 재편을 요구하면서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의 많은 기업들이 최근 2분기 어닝시즌을 맞아 최악의 경영실적을 발표하고 있지만, 시티그룹, 마이크로소프트(MS), 제너럴일릭트릭(GE), 인텔등 미국의 간판기업들은 최근 2분기 어닝시즌을 맞아 월가의 기대치 이상의 실적을 쏟아내고 있다. 트래블러스 그룹과 시티은행이 합병, 종합금융회사로 부상한 시티그룹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35억4,000만 달러로 전년동기보다 6% 증가했고, 영업규모도 203억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8% 늘어났다. 시티그룹은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세계 100여개국에 걸친 점포망을 활용,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놀랄만큼의 영업 신장을 가져온 것이다. 이에 비해 투자은행의 영역만 운용하는 메릴린치는 2분기 이익이 5억4,10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41% 떨어졌다. 다른 금융회사와의 합병을 거부, 독자 생존을 추구했던 메릴린치는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기능을 겸하는 종합금융회사에 의해 영역이 좁혀지고 있는 것이다. 종합기계회사인 GE는 2분기에 전년동기대비 15% 늘어난 39억 달러의 이익을 냈다. GE는 지난해 연말부터 경기둔화가 올 것을 예감하고 수익성이 낮은 사업부문을 정리함으로써 이 같은 높은 이익율을 신장한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분석했다. 이에 비해 건설분야 기계장비에 특화하고 있는 캐터필라의 경우 수익이 전년동기대비 14% 감소했다. 미국 최대 제약업체인 파이저는 제약업계의 전반적인 매출 감소 추세에도 불구, 콜레스테롤 제거약인 리피터와 성기능활력제 비아그라의 판매신장으로 분기 순이익이 31% 신장했다. 세계 최대 마이크로프로세서 메이커인 인텔은 2분기 매출이 63억3,000만 달러로 1년전에 비해 24% 감소했으나, 주당 12센트의 이익을 내 월가의 예측치 10센트를 넘어섰다. 이에 비해 경쟁회사인 AMD는 인텔과의 가격 경쟁에서 패해 매출이 급감함과 동시에 2분기 수익이 월가의 예측치의 5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는 주당 5센트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미국 인터넷회사의 대표주자인 야후는 2분기 매출이 1억8,200만 달러로 1분기보다 다소 향상된데다 미미하지만 주당 1센트의 이익을 냄으로써 인터넷 회사들이 집단 도산하는 와중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예컨데 인터넷 광고회사인 더블클릭의 경우 2분기 손실이 3,790억 달러로 전년동기보다 50% 이상 늘어나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주었다. 세계 컴퓨터운용프로그램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MS는 분기매출(잠정)이 63억~65억 달러로 전년동기 58억 달러보다 12% 늘어났고, 주당 1센트의 이익을 냈다고 발표한바 있다. MS는 컴퓨터 가격 인하로 PC 시장이 커지고 있는데다 윈도2000의 판매 신장으로 높은 영업신장을 달성했다. 그러나 데이터 저장회사인 EMC, 소프트웨어회사인 BMC등은 2분기 수익이 월가의 예상치를 크게 믿돌아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주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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