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역대 최고 성적을 올린 가운데 `2003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가 11일간의 열전을 모두 마치고 31일 폐막됐다.
전세계 174개국의 젊은이들이 모여 기량을 겨뤘던 이 대회는 양궁에서 세계 신기록 2개와 타이기록 1개가 작성됐고 육상ㆍ수영 등에서 대회 신기록 34개를 기록하는 등 비교적 풍성한 성과를 올렸다. 종합 우승은 금메달 41개를 차지한 중국. 러시아가 2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태권도 16체급 중 10개의 금메달을 독식했고 전략 종목인 양궁과 유도에서도 각각 5개와 4개의 금메달을 따내면서 남자 배구 결승 경기가 진행 중인 오후 4시 현재 금 25, 은 11, 동메달 15개로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3위에 올랐다. 북한은 금 3, 은 7, 동메달 3개를 수확해 종합 9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거둔 가장 큰 성과는 체조에서 세계 무대 중앙을 향해 큰 걸음을 내딛었다는 점. 양태영이 개인종합과 개별종목 링, 평행봉에서 금메달을 휩쓸고 단체전 우승을 이끌어 4관왕에 올랐으며 마루운동에서 은메달, 도마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는 등 맹활약, 한국 체조의 미래를 밝혔기 때문이다.
한국 선수가 역대 국제 종합대회에서 4관왕에 오른 것은 86 서울 아시안 게임 때 유진선(테니스)과 양창훈(양궁)에 이어 세 번째이며 하계 유니버시아드에서는 사상 처음이다. 또 양태영은 6개의 메달을 따내 한국 스포츠 사상 최다 메달리스트가 됐다.
불모지중의 불모지로 꼽혔던 육상에서도 박태영이 110㎙허들 동메달을 따냈고 남자 플랫폼 싱그로나이즈드 다이빈에서 남자 단체전 동메달을 따낸 것도 큰 수확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도 전형적인 메달 편중 현상을 보여 종목 별 고른 선수 육성 정책이 절실하다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특히 금메달이 몰렸던 태권도(10개), 양궁(5개), 유도(4개) 등은 모두 정식 종목이 아니라 개최국 선택 종목이었기 때문에 다음 대회 준비를 위해 반드시 여타 종목 집중 육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대구유니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펼쳐진 이날 폐회식은 짧은 만남, 오랜 이별을 아쉬워하는 석별의 정을 한국적 정서로 듬뿍 담아냈다. 식전공연에 이어 참가국 국기를 따라 각국 선수단이 입장하고 조해녕 대회 조직위원장의 환송사에 이어 조지 킬리안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회장이 폐회를 공식 선언하자 FISU기가 차기 개최지인 터키 이즈미르의 하메트 프리쉬키나 시장에게 전달되면서 그 동안 달구벌을 환하게 밝혔던 성화도 꺼졌다.
▲이모저모
○…대회 기간 내내 내ㆍ외신 기자 및 관중을 몰고 다녔던 북한 응원단은 31일 오전 선수촌 특설무대에서 북측 선수단 뒤풀이행사에 참여 특별공연한데 이어 이 대회 마지막 경기인 오후3시 대구체육관에서 개최된 한국과 일본의 남자배구 결승에서도 남ㆍ북한 공동응원을 펼쳤다. 북한 응원단은 1일 숙소인 대구은행 연수원에서 환송행사를 끝으로 북으로 돌아간다.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이 2003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성공에 기여한 남북 선수단의 공로를 인정, `페어플레이상`을 공동으로 수여하기로 했다.
조지 킬리안 FISU 회장은 31일 대구 전시컨벤션센터 미디어센터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남북이 공동 참가함으로써 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었고 이념을 초월한 스포츠정신을 구현하는데도 기여했다”며 남북 선수단 공동시상 배경을 설명했다. FISU의 페이플레이상 시상은 대회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특별 취재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