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능 복수정답인정 파문확산

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복수정답 인정에 대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에 복수정답으로 인정된 언어영역 17번의 당초 정답이었던 3번을 선택한 수험생들은 온라인 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모임을 갖고 대책을 논의키로 하는 등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교육단체들은 복수정답을 인정하게 된 근거와 과정에 대한 자세한 해명을 평가원에 촉구하면서 사상 초유의 사태를 불러온 교육부와 평가원의 관련 책임자를 문책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재채점중지 가처분신청 검토=3번 정답자 모임인 인터넷 카페 `3번 정답자들의 오프라인 결사대(cafe.daum.net/threeanswer)`와 `언어영역 17번은 3번이 맞습니다!!(cafe.daum.net/right173)`회원 30여명과 학부모 5명은 25일 오후 서울 종각역 1번 출구에서 모임을 갖고 시위와 법적대응 등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이 카페운영자인 경기지역 최인호(안양 부흥고3)군은 이날 모임에서 “3번만 정답이라고 주장해온 평가원이 복수정답을 인정하기로 한 것은 `매력적인 오답`을 선택했을 뿐인 다수 수험생의 논리에 휘말려 원칙을 잃은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카페회원 부모 등의 도움을 받아 언어영역 재채점 중지 가처분신청 등 법정대응 방안을 결정하고 가처분신청이 무산되면 대입전형에서 대학측이 3번 정답자와 5번 응답자간 차등배점을 하도록 교육부에 건의하는 것도 고려중이다. ◇인터넷서도 북새통=인터넷 공간에서도 3번 정답자들의 집단반발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인터넷 카페 `언어영역 17번은 3번이 맞습니다!!`의 회원은 복수정답 인정 발표전 200여명이었으나 25일 오후 2,370명을 넘어섰고 `3번 정답자들의 오프라인 결사대`에도 940여명이나 가입했다. 이들 카페 회원들은 그동안 평가원이 누차 ③번만이 정답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해 왔다며 복수정답 인정에 대한 비난과 분노를 표하면서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입시전문가는 “복수정답 인정 피해가 원 정답자 9만6,000여명에 그치는 게 아니라 언어영역 평균과 등급, 모든 학생의 표준점수, 종합등급에도 큰 영향을 준다”며 “③번 정답자들이 공황에가까운 심리상태를 보이며 반발하는 것은 그런 측면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책임자 처벌 요구=교육단체들도 이번사태를 계기로 수능시험 제도개선과 교육과정평가원에 대한 폐지 주장했다.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는 성명에서 “수능 출제위원회 구성 및 운영방식의 실상과 문제점을 밝히고 교육부와 평가원의 관련 책임자들을 문책하고 평가원의 폐지나 역할 재정립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성명에서 “평가원의 이번 조치는 오답시비와 출제위원명단 유출, 지문유출 등 논란을 진정시키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공교육 정상화만이 가장 중요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

관련기사



최석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