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기자들과의 간담회에 자리한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자리에 앉자마자 최근 불거진 당ㆍ정ㆍ청간의 갈등 문제를 꺼냈다.
그는 “우리가 한쪽으로는 다원주의적 시장경제로 가자면서 한쪽에서는 여전히 획일적인 군사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요즘 신문들을 보면 박정희 시대로 돌아가자고 하는 것 같다”며 청와대와의 갈등관계에 대한 무마와 함께 다양한 사회적 이해관계를 인정해줄 것을 당부했다.
현안 문제에서는 ‘뉴딜적 종합투자계획’에 대해 비중 있게 언급했다. 그는 “‘한국형 뉴딜’의 새로운 이름을 찾는 것은 포기했다”고 전하고 “종합투자계획 관련 사업들의 발표시기는 예정보다 늦어질 것”이라며 내년으로 넘어갔음을 내비쳤다.
아울러 “계획발표 전에 먼저 반듯한 1~2개의 (모범)사업을 찾아내 연기금에 우선 참여권을 준 뒤 싫다고 하면 생명보험사 등 민간사업자에 기회를 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의외로 상당히 낙관적인 견해를 표시했다. 지나치게 ‘장밋빛 전망’에 빠져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올 정도였다.
그는 이른바 ‘기저효과(base effect)’를 근거로 “내년 2ㆍ4분기까지 경제성장률은 높지 않을 것이나 올해 악재가 겹친 데 따른 상대적 효과로 인해 체감경기는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등의 분석을 근거로 가계 부채구조조정이 거의 마무리됐다는 말도 강조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이 부채구조조정을 촉진할 것을 주문한 것과는 다른 시각이다.
그는 이어 “올해 악재들이 내년 경제운용에는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다만 반대로 가는 게 딱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건설”이라며 건설경기 경착륙에 대한 우려를 재삼 표명했다.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이 외국계 은행 이사 수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 ‘국수주의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서는 “금감위도 원칙적인 방향에 대해 접근하겠다는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것은 안 나왔지만 법적 문제와 국제관행, 국내의 균형에 있어 금감위가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