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심리적 안정… 일단 상승 무드/대선 이후 장세 전망

◎450∼500P대 박스권서 등락 거듭 예상/IMF 불안감 여전… 주가차별화 지속/환율안정·신인도 회복 여부가 관건대통령선거이후 증시는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의 위기를 극복해나갈 책임있는 정치지도자의 등장으로 일단 심리적으로 안정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서경리서치 요원들은 그러나 대선으로 미뤄졌던 금융기관과 대기업의 구조개편, IMF 지원조건에 대한 현실화 등으로 경제전반과 증시에 충격이 가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주가차별화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증권 전문가들은 대선후 증시상황은 자금시장, 외환시장의 안정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나 대체로 주가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경제난을 책임지고 수습할 정치구심점이 등장하면서 정치불안에 의한 증시 불안감이 해소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통령당선자가 대외 신뢰도를 높이고 IMF체제의 난관을 체계적으로 수습해 나가느냐의 여부가 증시상황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나 앞으로의 증시 전망은 대체로 낙관적인 분위기가 우세하다. ▲이창윤 한국투자신탁 주식운용역=IMF시대에 돌입한 우리 경제에 대한 외국인들의 시각은 그동안 대선을 앞두고 있어 불확실할 수 밖에 없었다. 환율 변동폭 폐지, 한은의 금융권에 대한 11조원의 자금지원, 대선후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증시는 반등세를 나타냈다. 대선이후에는 비실명 장기채권 발행과 금융종합과세의 한시적인 유보, M&A제도의 활성화 등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금융위기가 해소되기까지는 아직도 많은 난관이 남아있다. 외환시장은 내년 1월까지도 수급이 빠듯한 상황이며 대통령 선거로 미뤄졌던 금융기관과 대기업의 구조조정, IMF 지원조건의 현실화가 경제전반에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에대한 우려감으로 기관투자가들과 외국인투자가들이 증시투자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대통령당선자를 중심으로한 새로운 정치세력이 자금시장, 외환시장의 안정을 어떻게 이뤄 나가느냐가 앞으로 장세의 관건이 될 것이다. 단기적으로 재무구조가 우량하고 수익성이 좋은 종목으로 선별적 차별화 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이후 차별화된 종목들을 저점매수해 나가면서 장세변화를 지켜보는 것이 좋겠다. ▲이재영 국민투자신탁 주식운용역=그동안 증시는 외국인의 투매, 외환시장의 혼란, 금융기관 영업정지, 내년도 성장전망 불투명,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혼미 등으로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동남아에서 시작된 아시아권의 금융위기로 98년 세계경제는 성장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 해소를 위해 동남아 각국이 내수긴축, 수출증대를 추진할 것이므로 우리 기업들의 해외 기업경영 여건은 한층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는 당분간 침체국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며 외국인 투자가들도 환율이 안정된 모습을 찾고 차기정권의 경제정책이 신뢰도를 확보하는 시점까지는 매우 신중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대선이후에는 현재의 경제난을 책임지고 수습할 정치세력이 등장함에 따라 증시의 불안정성은 상당부분 희석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구조가 양호하고 현금흐름이 좋은 기업들도 주가가 동반폭락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들 저평가 주식을 헐값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오고 있다. 자금여유가 있는 투자자들은 투자종목을 선택하는 작업을 하는 것이 좋겠다. ▲정동배 대우증권 부장=대선후 심리적인 측면에서 대내외적으로 안정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권이양 과정에서 마찰이 발생할 수 있고 IMF체제하에서 경제정책의 운신폭도 크지 않을 것이다. 연말 단기외채 상환조차 빠듯한 실정이다. 해외지사의 단기외채, 조기상환을 요구받는 장기외채, 외수펀드환매 등을 감안하면 외화자금 사정은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1월이후에도 매달 1백억달러이상의 단기외채를 상환해야 하는 처지다. 대외신뢰도 회복에 따른 외채상환의 연기여부가 최대 관건이 될 것이다. 대외신뢰도 회복이 지연되고 환율불안이 계속되면 외국인 자금유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고금리하에서 기업구조조정이 가속화되고 부도기업이 속출할 경우 금융불안은 심화될 수도 있다. 금융실명제 유보도 주식시장에 큰 힘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관투자가들도 주식평가손을 1백% 반영하고 BIS기준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매물을 지속적으로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종합주가지수는 4백50∼5백포인트대의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심충보 대신경제연구소 실장=미국도 지난 29년 10월 대공항 이후 33년 3월까지 41개월간 증시가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루즈벨트 대통령의 정책적 비전제시와 개혁정책으로 국가전체에 활력을 불어 넣으면서 다우지수는 33년 3월 52포인트를 바닥으로 4개월만에 1백%이상 급상승했다.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정치지도자의 탁월한 지도력이 발휘되면 위기에서 쉽게 탈출할 수 있으며 증시도 이를 반영해 급속히 회복될 수 있다. 이번 대선에서 선출되는 대통령당선자는 기업과 국민에게 안정감과 자신감을 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정경유착 철폐, 정치개혁, 정부기구 축소, 한계사업 정리를 포함한 구조조정, 중소기업 기반확대, 금융실명제 개선 등의 조치를 신속히 취해야 할 것이다. 이같은 조치가 가시화되고 국가경쟁력이 강화될 때 증시도 회복될 수 있다. 하지만 대선후 IMF가 금융산업 구조개편을 조기에 강도 높게 진행하도록 요구한다면 연말 자금수요와 맞물려 기업들이 연쇄도산할 가능성도 있다. 투자심리도 극도로 위축될 것이다. 대선후 IMF의 태도여부를 지켜보며 시황 변화에 대비하는 것이 좋겠다. ▲황호영 LG증권 투자전략팀장=과거 대선전후 주가동향은 대통령 당선자의 결정을 계기로 단기상승 흐름을 보였다. 이는 주식시장의 보수적인 속성상 향후 정국안정에 대한 기대심리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선의 결과보다는 당시 경제 기초여건이 장세흐름을 변화시킨 주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대통령당선자가 정국 주도권을 장악하면 심리적으로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전임자의 실정을 가능하면 취임전에 마무리하기 위해 IMF 요구조건도 대부분 수용,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경제정책을 수립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국제신뢰도를 높이고 금융시장도 조기에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증시도 바닥권 구축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구조조정, 적대적 M&A, 금융산업개편 등과 관련된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적 기초여건이 취약하다는 점에서 지수의 강한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 강도높은 구조조정으로 자금시장과 외환시장이 다시 경색될 경우 기업들의 부도우려가 다시 증폭되고 주가도 한단계 급락할 위험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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