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하반기 기업 실적악화 우려 고조

144社 영업익 전망치 35兆6,802억으로 한달새 7% 급감<br>하이닉스 61%·삼성전자 30%등 IT주 감소폭 커<br>유가 하락 수혜로 화학주는 26~42% 크게 올라


하반기 국내 기업들의 실적 악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글로벌 경기 비관론이 팽배하던 지난 한달 동안 국내 증권사들은 코스피 기업들의 하반기 영업 실적 전망치를 크게 낮췄다. 17일 서울경제신문이 증권정보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낸 코스피 기업 144곳의 하반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5조6,802억원으로 6월말(38조3,766억원)에 비해 7.02% 급감했다. 약 한달여 만에 이익 전망치를 2조7,000여억원을 깎아내린 것. 이 기간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145달러를 넘어서는 등 원자재 가격이 연일 최고가를 찍은 뒤 급락세를 연출하던 시기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하반기 글로벌 경기 둔화를 알리는 신호로 받아들이며, 하반기 국내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는 견해를 쏟아냈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이 어닝 시즌 동안 사상 최고의 분기 이익을 달성했다는 공시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은 향후 글로벌 수요 위축에 따른 실적 둔화 우려가 투자 심리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모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실적 발표 기간 동안에는 ‘어닝 효과’가 반감될 우려가 있어 향후 전망치 하향 조정은 실적 발표 이후로 늦추는 경향이 있다”고 말해 2ㆍ4분기 어닝 시즌이 끝난 이번주부터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더욱 악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종목군인 코스피 200종목의 하반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한달새 7.42% 떨어져 낙폭이 더했다. 코스피 200종목에 밀집해 있는 우량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한국전력 등 대표적 ‘경기 방어주’으로 알려진 유틸리티 부문에서 한달여 동안 하반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35.99% 떨어졌다. 국내 시가총액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IT업종이 30.75% 전망치가 하락했고, 통신서비스 업종에 대해서도 국내 증권사들은 하반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3.21% 낮췄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매크로(거시) 측면에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어 하반기 기업이익이 수정 국면을 맞고 있는데 특히 경기에 민감한 IT업종이 큰 타격을 입은 것 같다”며 “하반기 중 국내 기업이익이 견조하다는 것을 구체적인 지표로 입증하지 않는 한 시장 주가는 재미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목별로 살펴봐도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하반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달새 30.68% 떨어진 것을 비롯해 삼성전기(-31.57%), LG디스플레이(-37.13%), 하이닉스(-61.17%) 등 IT주들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LCD 가격의 급격한 하락세 지속에 따른 수익성 훼손이 예상보다 큰 상황”이라며 “휴대폰 부문의 경우도 출하는 증가하고 있으나 마케팅 비용 지출 지속에 따라 수익성 개선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한화석화(42.82%)와 삼성정밀화학(35.69%), 금호석유화학(29.08%), LG화학(26.69%) 등 화학주들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6월말에 비해 크게 올라 유가 하락의 최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세아베스틸은 그동안의 꾸준한 설비 투자로 3ㆍ4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증권사들이 한달만에 영업 이익 전망치를 54.76%으로 크게 늘렸다. 한편 지난주로 2ㆍ4분기 실적 시즌이 마무리된 가운데 12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코스피 기업 545곳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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