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당국 지배구조 수술 나선 금융지주 사외이사 처우 보니…

급여에 활동비까지 최고 1억… 금융지주는 사외이사 왕국<br>건강검진·차량제공 혜택도<br>한달에 회의 3~4번 불과<br>"지나치게 높은 대우 받아"


금융위원회가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수술에 나선 가운데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평균 8,000만원에 가까운 연봉과 각종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에 이어 신한, 하나, 우리 등의 순으로 급여가 많았고 지방 금융지주사들은 대우가 상대적으로 박했다.

은행계 금융지주사 중에서는 KB가 최고 대우를 차지해 '사외이사 왕국'이 빈말이 아님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금융 당국은 현재 진행 중인 지배구조 수술 작업에 따라 사외이사의 권한과 역할 등에 대해서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금융 당국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최근 1년간 국내 은행계 금융지주사 사외이사들의 처우를 알아본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

급여로 보면 KB가 단연 1위였다. 9명의 사외이사가 총 7억1,900만원을 받아 한 사람당 평균 7,988만원을 지급받았다. KB는 이사회 의장에게 별도로 월 200만원의 활동비를 지급한다.


이사회 의장은 1억원이 넘는 돈을 쓸 수 있는 것이다. KB에 이어 신한(6,100만원)과 하나(5,737만원), 우리(5,035만원) 순이었다. NH는 평균 4,575만원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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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계 금융지주사는 상대적으로 급여가 적었다. BS가 평균 3,300만원이었고 대구은행(DGB)은 1,822만원에 불과했다.

금융지주사별로는 사외이사들에게 건강검진 혜택을 주는 곳도 적지 않았다. KB와 신한ㆍ하나가 사외이사들에게 건강검진의 혜택을 제공했다. 금융지주사의 한 관계자는 "이사회와 회사를 대표하므로 건강 상태가 중요한 분들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KB는 차량 제공이라는 별도의 혜택도 있었다. 전체 금융지주사 가운데에서는 유일하다. KB는 회의 시 필요하면 사외이사들에게 차량도 제공한다.

KB 이사회 사무국의 관계자는 "회의 때 필요하면 차량을 제공한다"며 "정확한 운행 횟수나 제공 규모는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사외이사들의 급여 수준을 일괄적으로 재단할 수는 없지만 한 달에 1~2번이거나 많아야 3~4번 비정기적인 회의를 하면서 받는 것으로는 과하다는 지적이 있다.

최장 5년까지 임기가 보장된 데다 이처럼 각종 혜택까지 적지 않다 보니 사외이사들이 임기 연장에 매몰돼 스스로 권력화한다는 비판도 있다.

이 때문에 금융위가 운영 중인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서도 각종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대주주인 국민연금을 대표하는 사외이사를 뽑거나 사외이사들의 임기를 제한하는 방안이 흘러나온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배구조에 대해 정답이 없기 때문에 당국에서 제시하는 모범 규준에 따르거나 아니면 합당한 이유를 설명하는 '컴플라이 앤 익스플레인(comply and explain)'의 원칙을 바탕으로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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