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벤처캐피털의 아버지이자 중국 경제개혁의 멘토로 불리는 청쓰웨이(80·사진) 국제금융포럼 의장 겸 중국과학원 관리학원(경영대학) 원장이 향년 80세로 별세했다.
9·10기 전국인민대표회의 부의장을 지내기도 한 청 원장은 지난 2007년 증시 폭등 당시 중국 증시의 거품을 언급해 '버블맨'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2년 전인 2013년 8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거품 없는 7% 성장이 8%보다 중국 경제를 더욱 튼튼하게 할 것"이라며 시진핑 정부의 뉴노멀(신창타이) 정책을 예고하기도 했다. 또 중국의 지방 부채를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와 비교해 중국 금융의 뇌관이 될 것이라고 예측해 중국 정부의 지방정부 부채에 대한 시각을 바꿔놓기도 했다.
1935년 베이징에서 태어난 청 원장의 인생에는 중국 현대사의 굴곡이 그대로 투영돼 있다. 중국과 대만의 유명 언론인인 청쉬워의 아들인 그는 1951년 10월 16세에 부모와 떨어져 공산화된 본토에 홀로 남았다. 이후 양안 왕래가 시작된 1970년대까지 20년간 이산가족으로 지냈다. 공산주의청년단의 전신인 '중국신민주의청년단'에 가입해 활동한 청 원장은 화둥이공대를 졸업한 후 화공연구사로 화공부와 석유화학부에 근무하다 정부 지원으로 미국에 유학한 개혁개방 미국 유학 1세대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한 청 원장은 1994년 화학공업부 부부장(차관급), 1997년 중국민주건국회의 중앙 주석을 거치며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청 원장이 중국 벤처의 아버지로 불리는 것은 2004년 중소기업판을 개장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데 이어 2009년 10월 선전증권거래소에 중국판 나스닥인 창예반을 설립하는 등 창업·벤처 정책 수립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