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불붙은 자원전쟁] <2부-8> 재기 꿈꾸는 우즈베키스탄

제2부: 프런티어를 가다<br>"지역맹주자리 되찾겠다" 한국기업에 러브콜<br>"구리·아연 많은 알마릭광산 개발 참여해달라" 요청도<br>서방보다 진출빨라 호의적… 외자유치정책 활용 호기 <br>전통적 우호관계 활용 '경협_자원개발' 적극 나서야

서방기업보다 한발 앞서 진출한 대우 등 우리 기업들의 영향으로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한국에 대한 인지도와 호감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지난 5월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한 한승수 국무총리가 타슈켄트 인근 알마릭 광산을 둘러보고 있다.

[불붙은 자원전쟁] 재기 꿈꾸는 우즈베키스탄 제2부: 프런티어를 가다"지역맹주자리 되찾겠다" 한국기업에 러브콜"구리·아연 많은 알마릭광산 개발 참여해달라" 요청도서방보다 진출빨라 호의적… 외자유치정책 활용 호기 전통적 우호관계 활용 '경협_자원개발' 적극 나서야 타슈켄트=홍병문 기자 hbm@sed.co.kr 과거 소비에트연방 시절 우즈베키스탄은 교통 요충지이자 상업 중심지로 중앙아시아에서 터줏대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은 지난 1991년 12월 독립한 후 20년도 채 지나지 않아 맹주자리는 고사하고 이웃나라 카자흐스탄의 눈치를 보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인천 공항에서 7시간 반 정도 날아가면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 도착한다. 듬성듬성 보이는 4~5층짜리 건물들 사이로 몇 안 되는 낡은 버스와 자동차들이 비교적 빠른 속도로 달리는 모습이 어쩐지 한가하다. 마천루가 즐비한 이웃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와는 영 딴판이다. 1990년대 초부터 시작한 대우그룹의 현지 진출 탓인지 거리에는 심심찮게 대우 로고가 달린 자동차를 찾아 볼 수 있는 게 우리로서는 반갑기는 하다. 우라늄 매장량 6만6,000톤(세계 11위), 금 매장량 5,500톤(세계 3위). 하지만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 674달러가 말해주듯 이 나라의 경제력은 우리나라 197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웃 카자흐스탄의 경우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카스피해 유전 발굴을 위해 서방 기업에 개방 정책을 활발하게 펼쳐 뚜렷한 경제성장 실적을 이뤄낸 것과 너무 대비되는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집권한 후 외국 업체에 폐쇄적인 태도를 고수하면서 혼자 힘으로 나라를 일으켜보겠다는 고집을 피운 것에서 그 차이를 설명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지금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의 거인으로 성장한 반면 우즈베키스탄은 과거 영화를 떠올리며 재기를 꿈꾸는 개발도상국가 자리에 머물러 있다. 카자흐스탄의 경제가 크게 도약한 데는 추정 매장량 398억배럴, 세계 9위의 원유국이라는 점이 큰 힘으로 작용했다. 그렇다고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특별히 자원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원유 추정 매장량은 6억배럴에 불과하지만 천연가스와 우라늄ㆍ금 등 다른 자원 매장량은 카자흐스탄에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자원을 바탕으로 한 경제 개발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얘기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우즈베키스탄은 우리에게 여전히 기회의 땅이다. 과거 대우그룹 등 우리 기업들이 다른 서방 기업에 비해 발 빠르게 진출한 덕택에 한국에 호감도도 높기 때문에 자원 시장에 진출하기는 카자흐스탄보다 오히려 수월한 측면이 있다. 카리모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대선을 통해 권력 연장에 성공하면서 경제회생을 위해 외국 자본 유치에 적극적인 관심을 쏟기 시작한 것도 희소식이다. 경제성이 있는 소규모 유전이라도 놓치기 아까운 우리에게는 우즈베키스탄의 이 같은 러브콜이 더욱 반갑다. 우리나라 자원개발 분야 진출은 최근 2~3년 두드러진다. 우즈베키스탄의 최대 지원국인 러시아가 2002년 사실상 처음으로 우즈베키스탄 자원 시장에 발을 내딛은 이후 중국과 스위스에 이어 한국이 뒤를 이었다. 첫 테이프는 2006년 수르길 가스전으로 끊었다. 우즈베키스탄이 기본 탐사를 마친 뒤 개발 단계에 있는 수르길 가스전을 한국가스공사 등 한국 기업 4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넘겨받았다. 석유공사는 중국ㆍ러시아ㆍ말레이시아ㆍ우즈베키스탄 업체와 컨소시엄을 이뤄 최근 아랄해 가스전 탐사도 진행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얼마 전에는 구리와 아연이 풍부한 알마릭 광산 개발에 한국 기업이 참여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5월 한승수 국무총리가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을 때는 한국수력원자력과 우즈벡 나보이광업공사 간에 우라늄 장기도입 계약이 성사돼 우리나라는 오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우라늄 2,600톤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아무다리야 유역 양기카즈간에 위치한 6,300만톤 규모 가스 광구에 우리 기업이 지분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요청해 사실상 우즈베키스탄 정부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낸 것도 큰 성과로 꼽힌다. 양기카즈간 가스 개발광구는 실제 생산 직전 단계인 '개발 광구'다. 안정적인 자원 공급원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해 우리 정부는 그동안 탐사 광구보다는 실제 생산에 들어갔거나 생산 직전 단계인 개발광구 참여에 집중해왔다. 석유공사는 또한 지난달 우즈벡 국영 석유ㆍ가스사인 우즈벡네프테가즈와 각각 추정 매장량 4억3,500만배럴, 3억8,000만배럴 규모의 나망간(Namangan)ㆍ추스트(Chust) 유전광구 공동 탐사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1억9,000만톤의 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우준쿠이 가스전 공동 탐사 계약도 맺었다. 라브샹 압두마지토프 타슈켄트 부시장은 "한국의 경우 우즈베키스탄과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다른 국가들의 진출로 경쟁이 더 거세지기 전에 우즈베키스탄 자원 개발과 경제 협력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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