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초대형 펀드'1兆클럽'의 몰락

약세장에 절반 이상이 평균 수익률 밑돌아<br>해외펀드는더심각…순자산 반토막 속출



‘1조클럽의 몰락’ 지난해 이 맘때만 하더라도 펀드시장에서‘주식형펀드 순자산액 1조원’은 자랑스러운 ‘훈장’이었다. 펀드 유형 내 평균 수익률을 월등이 뛰어 넘는 성적 때문에 별다른 홍보 없이도 입소문만으로 투자자들이 돈을 싸 들고 줄을 서서 가입하곤 했다. 그러나 끝없이 계속되는 약세장에 무너진 수익률은 ‘1조클럽’펀드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올해 부침이 극심했던 해외 펀드의 경우 ‘1조클럽’ 가입펀드가 3분의 1 이하로 줄어드는가 하면 수익률 역시 전체 유형 내 평균 수익률을 밑도는 펀드들도 나오고 있다. 약세장에서는 펀드의 덩치가 결코 수익률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이들 ‘1조클럽’이 보여주고 있다. ◇1조 펀드 수익률 평균 이하 늘어나= 지난해 연말을 기준으로 국내에 설정된 주식형펀드 중 순자산액이 1조원 이상인 펀드는 총 29개. 국내펀드가 16개, 해외 펀드가 13개였다. 국내 펀드의 경우 대부분 성장형펀드로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주식’을 필두로 ‘미래에셋3억만들기솔로몬주식’‘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 3ClassA’등이 대표적이다. ‘1조클럽’ 국내 펀드 16개 중 3개를 제외하곤 모두 평균 수익률을 웃돌았다. 해외 펀드 ‘1조클럽’의 경우 당시 설정 1년이 넘은 7개 펀드 모두 해외 평균수익률(30.12%)을 월등이 앞섰다. 그러나 당시에도 서브프라임 사태를 겪은 4개월 수익률의 경우 국내는 마이너스로, 해외는 0%대로 수익률이 떨어지며 지금의 수익률 추락의 전주곡을 울리고 있었다. 최근일인 지난 9일을 기준으로 ‘1조클럽’은 국내 14개, 해외 5개로 특히 해외펀드의 순자산액 감소가 심각했다. 연수익률 기준으로 국내 펀드에선 14개 중 6개만이 평균 수익률(-35.35%)을 넘어섰다. 이런 탓에 지난해 말 3조2,938억원짜리였던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주식’은 최근 기준 2조5,843억원으로 줄었다. 해외 펀드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봉쥬르차이나주식 2종류A’는 연 수익률 마이너스 51.97%로 5조원에 가깝던 순자산액이 2조5,105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냉혹한 수익률 전쟁터인 펀드 시장에선 ‘대마불사’(大馬不死)의 신화는 통하지 않았다. ◇인기펀드는 옛말… 자금유출도 심각= 덩치가 크다 보니 자연스레 자금 유출도 클 수 밖에 없다. 지난 7월부터 자금 유출이 있던 해외펀드가 특히 심하다. 자금이 가장 많이 빠져나간 펀드는 ‘신한BNP봉쥬르중남미플러스주식’펀드로 올 들어 5,083억원이 순유출됐다. 그 뒤를 잇는 펀드가 바로 지난해 펀드열풍 3총사인 ‘봉쥬르차이나주식1’(-2,460억원)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주식 1종류A’(-2,431억원) ‘슈로더브릭스주식형-자A’(-2,385억원)이다. 이들 세 펀드는 모두 연 수익률이 마이너스 50%를 밑돌고 있어 최근 1년간 원금의 절반 이상을 날린 상품들이다. 국내 펀드는 그나마 덜하다. ‘1조클럽’ 펀드의 자금 이탈도 있었지만 규모가 비교적 작은 펀드들도 포함됐다. ‘삼성당신을위한리서치주식종류형’(-1,263억원)이나 ‘세이가치형주식(종류형)A1’(-857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박승훈 한국투자증권 펀드리서치 부장은 “개인이 많이 가입한 해외펀드에서 이 정도의 자금 유출이 일어났는데 과거와 같은 불상사가 거의 없다시피 한 건 자신의 투자에 대해 책임지는 문화가 자리잡힌 것”이라면서도 “지난해 펀드열풍에 개인들의 포트폴리오가 얼마나 비정상적으로 치우쳐 졌는지 깨달은 만큼 향후 반등장에선 반드시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갖춰야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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