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2월2일] 배당률 1만%

[오늘의 경제소사/2월2일] 배당률 1만% 권홍우 1만% 배당! 가능할까. 전례가 있다. 주인공은 윌리엄 핍스(William Phips). 1651년 2월2일, 식민지 울위치에서 태어난 그는 고생 끝에 자기 배를 마련한 30세 무렵부터 보물선을 찾아 나섰다. 영국왕에게 발굴 보고서를 올려 선박까지 하사받았지만 결과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발굴에 나선 지 7년째인 1687년, 마침내 보물선 ‘콘셉시온호’를 찾아냈다. 지칠 때까지 59일간 건져낸 은만 32톤. 금괴 11㎏ 등 보물도 쏟아져 나왔다. 핍스는 기사 작위와 상금 1만1,000파운드를 받았다. 제임스2세와 선원 몫을 뺀 나머지 19만파운드는 항해 후원자들에게 배당금 형식으로 분배됐다. 배당률 1만%. 핍스의 성공은 해저유물인양주식회사 설립 붐을 낳았다. 주가가 폭등했지만 오래 못 갔다. 물가가 덩달아 뛰는 가운데 화폐개혁까지 맞물려 결국 공황이 발생했다. 초우량 종목인 동인도회사의 주가마저 200파운드에서 37파운드로 주저앉았다. 줄도산으로 1693년 140개였던 상장회사는 1697년 40개로 줄어들었다. 개인의 횡재가 대중적 환상을 낳고 투기와 경제공황으로 이어진 최초의 케이스다. 뒷얘기 1. 핍스는 뱃사람으로 머무는 게 나았는지도 모른다. 매사추세츠 총독에 임명된 직후인 1692년 ‘뉴잉글랜드 마녀사냥’의 재판장을 맡아 19명의 목에 밧줄을 걸었다. 위노나 라이더가 주연한 1997년 개봉작 ‘크루서블(The Crucible)’에 나오는 총독이 바로 핍스다. 뒷얘기 2. 보물선 콘셉시온호 발굴에 도전한 사람은 모조리 실패했다. 1978년 미국인 버트 웨버가 보물 1억달러를 건져올리기 전까지는. 291년간 인간을 거부한 황금과 기어코 찾아낸 인간의 탐욕…. 참 질기다. 입력시간 : 2006/02/01 17:59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