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현대차, 노조 상견례 거부

"금속노조와 협상은 사실상 이중교섭"<br> 노조, 격렬 반발… 내주 다시 요구키로

금속노조가 16일 현대차측에 산별 중앙교섭을 요구한 가운데 현대차 노측만 교섭장을 지키고 있다. 이날 회사측은 중앙교섭은 이중교섭이 될 수 있다며 거부했다.(울산=연합뉴스)

현대자동차가 노조 측이 요구한 올 임금협상 상견례를 산별노조의 이중 교섭이라는 이유를 들어 거부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사측은 노조의 상견례 요청을 ‘산별 중앙교섭 참여를 강제하려는 의도’라며 교섭 거부를 분명히 밝힌 반면 노조는 ‘법으로 규정된 대각선 교섭(개별사업장을 상대로 산별노조가 벌이는 교섭)을 사측이 회피하려 한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현대차의 노사협상은 시작도 하기 전부터 파행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현대차 노조는 16일 사측과 대각선교섭을 열기 위해 정갑득 위원장 등 금속노조 임원과 산하 현대차지부의 교섭대표 20여 명이 상견례를 위해 협상장에 나왔지만 회사측 교섭대표는 출석하지 않았다. 금속노조는 지난 달부터 현대차 등 4개 완성차측에 산별 중앙교섭을 요구해 왔으나 완성차측에서 모두 중앙교섭에 참여하지 않자 개별사업장별로 1대 1 협상하는 대각선 교섭으로 교섭방법을 바꿨다. 노조는 “산별 중앙교섭이 열리지 못하면 지부교섭도 가질 수 없다는 금속노조의 방침에 따라 중앙교섭을 계속 요구할 방침”이라며 “교섭권과 체결권을 금속노조가 갖고 있기 때문에 회사는 금속노조와의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차는 그러나 이날 “노조의 이번 협상 요구는 형식만 대각선 교섭일뿐 중앙의제를 다루는 사실상 중앙교섭의 일환”이라며 교섭 거부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사측은 특히 “금속노조가 대각선 교섭으로 합법적 파업공간을 마련해 중앙교섭 참여를 강제하겠다는 의도를 여러 차례 밝힌 만큼 협상 당사자로서 교섭 거부는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노조 측은 사측의 이날 상견례 거부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회사 측이 지난해 협상 당시 올해부터 산별 중앙교섭에 나서겠다는 확약을 해놓고 이제 와서 이를 외면하는 것은 산별노조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사측이 끝까지 이를 고수한다면 강력한 투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다음주 중 사측에 상견례를 다시 요구할 방침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그러나 현대차 한 고위관계자는 “금속노조의 산별 중앙교섭에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등 현대차의 범주를 넘는 요구안이 다수”라며 “동일 안건에 대한 이중교섭과 이중파업 등 교섭구조상 비효율적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