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선거인단과 참관인 등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열린우리당 임시 전당대회는 시종 뜨거운 분위기 속에 진행 됐다. 당의장 경선의 대세는 일찌감치 기울었다는 관측에도 불구하고 8명의 후보들은 연설이 시작되기 직전까지 대의원석을 돌고 일일이 악수하며 한 표를 호소했다.연설에 나선 후보들은 저마다 한나라당을 비판하고,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정동영 후보는 “총선에서 원내 1당을 만들겠다”며 “새롭고 역동적인 개혁 지도부를 만들어 주면 국민들은 우리당에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신기남 후보는 “개혁과 쇄신, 원칙과 소신의 길을 걸어왔다”며 선명성을 부각시킨 뒤 만세 삼창을 하기도 했다.
이부영 후보는 “한나라당을 박차고 나왔지만, 차떼기의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며 사죄를 했고, 김정길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한 뒤, “영ㆍ호남 화합의 투표를 해 달라”며 영남 유권자의 표심을 겨냥했다.
장영달 후보는 민주화 운동 경력을 부각하면서 “총선 승리를 통해 한나라당을 해체시키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유재건 후보는 “장금이를 키우는 한상궁처럼 화합의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포용력을 강조했다.
여성중앙상임위원 자리를 둘러싼 각축도 뜨거웠다. 이미경 후보는 지난해 민주당 당직자에게 머리채를 잡히는 수모를 당한 일을 상기시키며, “앞으로 다시 그런 일을 당하더라도 패배하지 않을 것”이라고 투지를 과시했고, 허운나 후보는 모두 “지금 노 대통령이 울고 있다”고 연설 도중 눈시울을 붉혀 감정에 호소하기도 했다.
별다른 이벤트 없이 조촐하게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민주당 강운태 사무총장이 축하 사절로 참석했고, 박관용 국회의장,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 민주당 조순형 대표, 자민련 김종필 총재 등이 화환을 보내왔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민주당 전당대회 때와 마찬가지로 축하메시지나 화환 등을 일체 보내지 않았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