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시진핑-리커창 투톱 체제… 정치·경제개혁 이끈다

■중국 18차 당대회 8일 개막<br>시진핑, 포용력 갖춰 타 계파로부터 지지 받아<br>리커창, 막강 실세 총리… 경제 구조조정 담당<br>후진타오-원자바오 통치 스타일과는 다를듯


제18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8일 개막하면서 5세대 지도부인 '시진핑 주석-리커창 총리'의 투톱 체제로 넘어가는 공식 일정이 시작됐다. 개막일인 이날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지난 10년 정권의 성과와 향후 5년의 정치ㆍ경제ㆍ외교 등 정책방향을 알리는 '업무보고'를 발표하는 등 오는 14일 폐막 때까지 대회를 총지휘하지만 이미 국내외의 시선은 차기 지도부인 시진핑 부주석과 리커창 부총리에게로 쏠려 있다.

후 주석은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정계를 공식 은퇴하고 바로 이어 열리는 15일의 제18기 1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18기 1중전회)부터 시 부주석이 회의를 주재하며 무대 전면에 나서기 때문이다.


이번 당대회에서 18기 중앙위원 200여명을 뽑고 이들이 18기 1중전회에서 시 부주석을 정치국 상무위원에 재선시키며 공산당 권력 서열 1위인 총서기에, 리커창을 서열 2위의 정치국 상무위원에 올려놓을 것으로 예정돼 있는 상태다. 이날 시진핑ㆍ리커창과 함께 최고지도부(정치국 상무위원)에 오를 정치국 상무위원의 면면도 공개된다. 상무위원 수는 현재의 9명이 될지 7명으로 축소될지 아직 단정할 수 없다.

이어 내년 3월에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후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로부터 이들 두 사람이 각각 주석직과 총리직의 바통을 이어받으며 최종적으로 정권이양 작업을 완료하게 된다.

베이징 정계 분석가들은 시진핑-리커창 체제의 경우 이들의 성장배경, 지도자 성격, 양자 간 권력역학 등 여러 면에서 지금의 후진타오-원자바오 콤비와 사뭇 다른 통치 스타일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먼저 시진핑은 계파상 혁명원로의 자제인 태자당에 속하지만 젊은 지도자 시절부터 지방정부 지도자로서 보여준 친서민적 행보에다 특유의 온화함과 포용력으로 공청단ㆍ상하이방 등 다른 계파로부터 폭넓게 인정과 지지를 받고 있다는 평가다. 대척점에 있는 공청단파와 상하이방이 시진핑을 차기 주석에 올리기로 합의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1992년 50세의 나이에 일찌감치 덩샤오핑에게 차기 지도자로 낙점된 후진타오는 당시 정치적 자산이 별로 없었고 공청단파의 수장으로서 정권을 장악해가는 과정에서 다른 계파들과 대립각을 세우는 등 분열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 때문에 두루 신망이 있는 시진핑이 고도의 통합ㆍ조정능력을 발휘하며 후진타오 시대에 후퇴했다고 지적되는 정치개혁 등 난제를 풀어갈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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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은 혁명원로인 아버지 시중쉰 전 부총리의 후광을 업고 중앙에서 요직에 기용되며 편한 길을 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국민과 부딪치며 스스로 지도자 수업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당시 잘나가던 겅뱌오 국방부장 비서직을 사퇴하고 29세에 돌연 허베이성 농촌관리로 전향한다. 이어 푸젠성ㆍ저장성에서 20년 넘게 줄곧 지방을 돌며 민심과 중앙지도부의 인정을 받았다.

시진핑과 함께 중국의 향후 10년간 경제정책을 책임질 쌍두마차인 리커창 차기 총리도 원 총리보다는 위상과 비중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총리는 국무원 부장(장관)의 인사권을 쥐고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대내외적으로 국가 원수급 대우를 받는다.

원 총리는 어느 계파에도 소속되지 않은 독립계열로 중국 역사상 가장 힘이 없는 총리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정치개혁을 부르짖고 국영기업 개혁 등 경제 구조조정을 강조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반면 후진타오를 잇는 공청단파의 적자인 리 부총리는 한때 차기 주석 1순위로 거론될 정도로 막강한 실세다.

그는 16년간 공청단에서 일하며 중앙서기처 서기로서 정치적 입지를 다졌고 올 초에는 세계은행과 함께 주도적으로 국영기업 개혁 등을 골자로 한 중국의 미래 경제 청사진을 제시하는 등 과거 주룽지 총리 등과 같은 강한 추진력으로 중국의 경제 구조조정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실시한 저가 임대공공주택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지방을 돌며 지난해 목표인 1,000만채를 어떤 일이 있더라도 채우라며 지방 지도자에 불호령을 내리는 등 강한 이미지를 심어줬다.

온화하고 통합ㆍ조정능력이 있는 시진핑과 호방하고 강한 추진력이 있는 리커창이 상호 보완하며 조화로운 통치를 해나갈 경우 정치 및 경제개혁 등 전반적인 사회 구조조정이 화두인 중국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희망 섞인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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