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아라뱃길 책임 규명하고 살길 모색하라

개통 1주년을 맞은 경인 아라뱃길의 난맥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물류이동에서 관광ㆍ레저, 환경보전에 이르기까지 무엇 하나 예측에 근접한 게 없다. 총체적 부실이다. 한계에 이른 수도권의 물동량을 분산하고 관광과 레저가 결합한 신개념의 물류ㆍ레저 공간을 선보인다는 목표는 사업 강행을 위한 거짓 명분이 돼버렸다.


문제는 이 사업에 2조2,500억원의 세금이 들어갔다는 사실이다. 쾌적한 레저 수요는 고사하고 오히려 환경오염을 초래한 아라뱃길 사업에 아무도 책임지는 기관과 사람이 없다는 사실은 더 큰 문제다. 아무리 정치적인 판단과 강압으로 사업이 진행됐다고 해도 외압의 실체를 밝힘은 물론이요, 어느 부처의 누가 이 사업을 실행했는가를 규명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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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아라뱃길 사업을 추진하면서 장밋빛 전망으로 일관했다. 무려 여덟 차례나 경제성 예측을 번복하는 와중에서도 일자리 2만5,000개 창출, 생산유발 효과 3조원이라는 애드벌룬을 띄웠다. 이런 엉터리 계산을 누가, 왜 했는지 세금을 내는 국민은 알아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비슷한 정책실패와 예산낭비의 되풀이를 방지하기 위해 책임규명은 반드시 필요하다. 관련기관은 개통이 불과 1년 남짓 된 시점에서 평가는 이르다는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공론의 장에 당당하게 나서 입장을 밝힐 일이다. 애초부터 의견수렴 절차를 제대로 거쳤다면 불필요한 낭비를 방지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국회와 감사원의 철저한 규명을 기대한다.

다음 단계는 기왕에 건설된 경인 아라뱃길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다. 정부와 학계ㆍ민간단체ㆍ환경단체가 모두 참여해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친환경 관광 테마를 개발하고 주변의 상권ㆍ레저시설과 연계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위기는 기회일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환경오염 방지부터 시작해 아라뱃길을 보다 경제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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