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했던 우리의 문화유적을 세계에 더 넓게 알리면서도 대중에게는 한걸음 다가서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죠.” 다음달 8일 취임 1주년을 맞는 김홍남(59ㆍ사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1년여 동안 조직재편에 주력하고 국내에만 주로 통용됐던 한국학 관련 전문지식을 해외에 알리는 데 주력해왔다. 그는 시대적 변화에 맞게 조직을 바꾸기 위해 지난 5월 아시아부를 신설하고 교육팀과 보존과학팀을 독립시켰다. “박물관 내 아시아관은 있었지만 업무를 총괄할 부서가 없었다”며 그는 “교육팀 독립은 세계 박물관의 사회 교육적인 기능이 강조되고 있는 흐름에 발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문화유산에 대한 이론적인 지식을 해외에 소개하기 위한 작업에 주력한 결과물은 올 10월 첫 발행을 앞둔 국제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Art and Archaeology). 그는 “미 컬럼비아대학과 예일대학 등의 한국학 교수들이 하나같이 ‘연구에 필요한 한국관련 영문자료가 부족하다’고 호소한다”며 “그러나 지금까지 한국학 논문은 대부분 한글로 돼 있어 우선 이들 중에서 우수한 것을 골라 영어로 번역ㆍ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중 속으로 파고들어가기 위해 하반기부터는 전시기획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첫 작품이 올 11월에 열릴 예정인 ‘조선 의궤전’.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 등재를 기념하기 위한 전시다. 그는 “과거의 역사적 유물로만 존재했던 조선 의궤와 의궤를 보관했던 강화도 외규장각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문화재청과 공동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가능하면 프랑스에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된 의궤도 빌려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5,000억원이라는 국민의 돈으로 새로 지은 박물관이 그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깃발을 들고 전진하겠다”며 “관람객들을 용산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가족공원 등 주변환경을 적극적으로 살릴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