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금리가 끝 모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등급이 낮은 회사채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채권시장에서 국공채 중심의 채권 수요가 낮은 등급 회사채로 일부 옮겨지면서 투자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다.
19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회사채(AA-) 금리는 지난해말 5.58%에서 콜금리 인하 직전인 지난 11일 4.60%를 보이다가 콜금리 인하 이후 급락세를 보여 18일에는 4.24%로 내려앉았다.
회사채 금리는 8개월 보름만에 무려 1.34% 포인트 떨어졌으며 콜금리 인하 이후닷새만에 0.36% 포인트나 급락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말 4.82%에서 지난 11일 4.04%까지 떨어졌다가지난 18일 3.70%를 기록해 역시 같은 기간 1.12% 포인트 급락했다.
이같은 금리 하락과정에서 BBB등급 회사채 발행이 지난달 급증했다.
한국채권평가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채 전체 발행 규모는 2조1천680억원으로 전월 대비 34.8%(1조1천614억원) 감소했으나 A∼AAA 등급은 전월 대비 57% 줄어든 1조2천40억원에 불과한 반면 BBB 등급은 161%나 증가한 9천6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고채와 우량 회사채 금리가 급락함에 따라 금리 수준에서 상대적으로 메리트가 있는 BBB등급 등 저 등급 회사채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콜금리 인하 이후에는 신규 자금 유입이 많은 기관들의 경우 더욱 빠듯해진 목표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신용 위험이 높더라도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저 등급 회사채를 편입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연초만 해도 회사채 발행이 어려웠던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조차좀 더 나은 조건으로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시장 상황을 살피며 여유를 부리는 등자금 조달 여건이 한결 나아지고 있다.
그러나 회사채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신용 위험을 더 부담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채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형 증권사 채권영업팀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들도 최근에는 시장의채권 수요가 충분하다보니까 좀더 낮은 비용으로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조건을 재고 있다"면서 "회사채 발행 여건이 훨씬 나아졌다"고 전했다.
김남선 한국채권평가 선임연구원도 "저금리로 인한 회사채 발행 유인이 점점 늘고 있다"면서 "은행 예금 금리도 낮고 증시도 침체를 겪고 있어 최근에는 개인들도BBB급 회사채 등 고수익 회사채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수익률이 높은 회사채를 선호하는 만큼 낮은 신용등급에 상응하는투자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며 "신중한 선별 투자가 바람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