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국회, 한미FTA 끝장토론] 野 말바꾸기 비판 목소리

"최선의 생존전략" "한미관계 기둥" 이라더니… <BR>손학규ㆍ정동영ㆍ천정배 등 과거 찬성 발언 해놓고 당리당략 따라 다른 소리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불가 방침을 거듭 천명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과거 한미 FTA 찬성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자신의 정책적 소신보다는 그때그때의 당리당략에 의해 말 바꾸기를 일삼는 태도에 야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일고 있는 실정이다. 한미 FTA 비준 불가 방침을 선두에서 지휘하고 있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한나라당 소속으로 경기도지사를 지냈던 시절 한미 FTA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는 지난 2006년 12월 한 강연에서 "FTA를 통한 수출활로 개척은 무역 의존도가 70%를 넘는 우리로서는 최선의 국가생존 전략"이라고 말했다. 한미 FTA에 대한 그의 생각은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긴 후에도 변함이 없었다. 2008년 4월 한 인터뷰에서 그는 "한미 FTA를 무서워할 이유가 없다"며 "미국과의 통상력을 높이고 세계와 경쟁하는 모습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소신은 그가 민주당 대표를 맡은 지난해부터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다. 한나라당 출신으로 정체성 논란을 빚은 그가 당내에서 자신의 지지 기반을 넓히기 위한 수단으로 한미 FTA 반대론을 주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한미 FTA 비준 저지를 위해 최근 자신의 상임위를 외교통상통일위원회로 옮긴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과거 '한미 FTA를 찬성한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표명한 바 있다. 정 의원은 열린우리당 의장 시절이던 2006년 3월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를 만나 "FTA가 완성되면 향후 50년간 (한미) 관계를 지탱시켜줄 두 번째 중요한 기둥이 생겨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같은 해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는 "미국과의 FTA는 불가피하고 미국 시장을 넓혀가는 것이 국익에 부합한다"는 말도 했다. 이랬던 그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결별하면서 한미 FTA 반대로 입장을 바꿨다. 최근에는 "한미 FTA를 비준하는 것은 을사늑약을 추인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고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을 향해서는 "옷만 입은 이완용인지 모르겠다"고 맹비난했다. 천정배 민주당 의원 역시 2007년 노 전 대통령과의 대립각을 세우기 위한 수단으로 한미 FTA 반대론을 구사했다는 점에서 정 위원과 비슷한 케이스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천 의원 역시 참여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그만둔 직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미 FTA가 이미 시작돼 이렇게 온 이상 궁극적으론 세계화 시대를 맞아 세계 최대 시장이자 기술력과 자본력을 가진 미국과 통 크게 협력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참여정부 시절 복지부 장관을 역임하며 "한미 FTA는 체결했으면 한다. 정부 각료로서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것뿐 아니라 경제학자로서의 내 소신"이라는 입장을 보이던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역시 최근 "나 같으면 노무현처럼 (한미 FTA를) 안 했을 것"이라고 말을 바꿔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야권의 한미 FTA 반대론자들은 스스로의 입장 변화에 대해 '이명박 정부에서의 재협상으로 이익 불균형이 심화됐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내부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최근 "노무현 정부의 협상은 잘됐지만 이명박 정부의 재협상으로 나빠졌기 때문에 (한미 FTA) 비준에 반대한다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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