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李대통령 "유럽 처절한 구조조정 나서야"
위기극복 근본 대책은 일자리 만드는 정책멕시코 이어 캐나다와 FTA 협상 재개 합의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19일(현지시간) 멕시코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1세션 10번째로 마이크를 잡은 이명박 대통령의 첫 마디는 단호했다. "처절하게 근본대책을 촉구한다"는 이 대통령의 말은 유로존의 구조개혁을 강하게 압박했다. 지난해 프랑스 칸 G20정상회의 당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유로존을 향해 말했던 이 대통령의 발언 강도는 더욱 세졌다. 특히 전날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집행위원장이 "경제강의를 듣기 위해 G20에 오지 않았다"고 언급했음에도 이 대통령은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 대통령이 이처럼 강하게 유로존의 구조개혁을 주문한 것은 유로존 위기가 확산되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유럽 위기로 전세계는 물론 한국도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유로존) 당사국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강한 의지, 근본적 구조조정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성장 동력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극복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며 유로존이 한국과 같은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구조개혁으로 이제는 150억달러의 구제기금을 만들 수 있게 됐다"며 "긴축과 성장에 대해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고 논란도 있지만 양자 간 보완적 절충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유로존 내 시스템 개혁과 경제력 불균형 문제를 언급하면서 "유럽 내 불균형 문제를 시급히 해소해야 하고 통화통합뿐만 아니라 재정ㆍ금융 분야에서도 협력 논의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은 G20 회의에 앞서 외신기고문에서 유로존의 재정통합과 금융통합에 대한 로드맵에 대해 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위기가 계속되면 가장 큰 문제는 전반적인 일자리 부족과 청년 실업"이라며 "위기 극복의 근원적 방법은 일자리를 만드는 정책이다. 일자리 창출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08년 전세계가 무역을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했듯 이번에도 보호무역을 경계해야 한다"면서 "지금의 위기는 유럽뿐 아니라 전세계의 위기"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중남미 및 북미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정상외교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18일에는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어 양국 간 FTA 협상을 가능한 한 빨리 재개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앞서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과는 석 달 내로 FTA 체결 협상을 다시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정부는 캐나다의 천연자원과 우리의 산업 경쟁력이 합쳐질 경우 FTA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캐나다가 선진7개국(G7)의 일원이자 우리의 우방인 만큼 세계 외교 전략과 안보 강화 차원에서도 FTA 체결이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