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생보사 상장, 배당문제등 걸림돌 모두 제거

자문위 최종보고서 내년초 나오면 본격 추진<br>삼성·교보 "요건 충족" 즉각 상장작업 예상<br>시민단체 "의견수렴 않고 밀어붙이기" 반발


생명보험사 상장자문위원회가 생보사들이 상장할 경우 상장차익을 계약자들에게 배분할 필요가 없다고 결론내림으로써 지난 17년간 끌어온 생보사 상장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생보사 상장을 총괄하는 금융감독위원회 당국자는 영국의 권위 있는 틸링하스트사가 용역 결과를 낸 만큼 생보사 상장의 큰 걸림돌이었던 계약자 배분문제가 객관성 있게 해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반대 여론을 무마해야 하는 절차는 아직도 남아 있다. 상장자문위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경제개혁연대와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제대로 된 의견수렴절차 없이 편향적인 상장안을 밀어붙이려 한다고 주장했다. 자문위가 이번 용역을 토대로 최종 보고서를 내면 증권선물거래소는 이를 바탕으로 상장 규정 개정작업에 들어가 금융위에 적정 방안을 보고한다. 금감위는 재정경제부 협의를 거쳐 ‘상장 방안’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이 과정은 대략 3~6개월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따라서 생명보험사들은 내년 하반기부터는 주간사를 정해 생명보험사 상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현재 상장요건을 충족한 보험사는 삼성생명과 교보생명ㆍ흥국생명 정도”라며 “이들은 내부적인 검토를 거쳐 6개월에 걸친 상장 추진작업을 거치게 된다”고 말했다. 내년 말이면 생명보험사 주식이 증권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동안 생보사 상장 문제의 최대 걸림돌은 크게 4가지였다. ▦생명보험사가 상장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주식회사인지 상호회사인지의 정체성 문제 ▦유배당계약자에게 충분한 배당이 이뤄졌는지 여부 ▦지난 90년 자산재평가 유보액을 앞으로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의 문제 ▦시민단체가 요구하는 구분계리를 어떻게 결정하느냐의 문제가 핵심 이슈다. 자문위는 7월 공청회를 통해 보험사는 상호회사가 아니고 주식회사이며 그동안 유배당계약자에 대한 배당이 충분히 이뤄졌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번 용역 결과는 이 문제에 관한 실증결과로 받아들여진다. 자문위는 향후 내부유보액이 어떻게 처리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의견도 내년 초까지 제시될 최종 보고서에 담기로 한 만큼 이 문제도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구분계리의 문제도 상장위가 뚜렷한 결론을 내지는 못했지만 자산구분방식과 투자연도구분방식으로 기존자산 적용 여부와 신규자산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어 적절한 대안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보험업계의 판단이다. 생보사 상장은 89년 3년 교보생명이 당시 재무부에 기업공개 관련 질의를 통해 ‘기업공개가 가능하다’는 회신을 얻어내면서 비롯됐다. 교보생명과 삼성생명은 이 회신을 전제로 각각 98년 4월과 90년 2월에 재평가를 실시했고, 재무부는 계약자와 주주간 이익배분 기준을 재평가차익의 각각 40%, 30%로 확정했다. 삼성과 교보는 각각 878억원, 662억원을 사내에 유보했다. 하지만 90년 증시여건이 악화되면서 생보사 상장은 기약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됐다. 99년 6월 삼성생명의 상장문제가 삼성자동차 부채 처리(4조3,000억원)를 위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상장차익에 대한 비판여론이 가세해 생명보험사 상장 문제는 2000년 12월 금감위의 상장 보류 발표로 일단락됐다. 2003년 들어 생명보험사의 상장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라 금감위가 상장자문위원회를 재설치했지만 위원회는 최종 보고서를 내지 못해 상장이 연기됐다. 올들어 증권선물거래소가 산하에 생보사 상장자문위를 설치하면서 이 문제는 다시 부상했다. 자문위는 7월13일 공청회를 통해 ‘계약자 배당이 제대로 이뤄졌다’는 결론을 내면서 생보사가 사실상 주식회사의 요건을 갖췄다고 해석했다. 이와 함께 외국계 보험 계리법인에 실증분석을 통한 검증을 의뢰했고 이번에 실증분석 결과가 자문위의 의견과 같은 내용으로 나옴에 따라 상장절차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 '자산할당모델' 통해 배당 논란 매듭
英틸링하스트사 "선진국선 광범위하게 적용"
오창수 교수는 동일모형 사용 "과다한 배당"
상장자문위원회로부터 용역을 받은 영국 보험계리법인인 틸링하스트사는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자산할당(ASㆍasshare) 모델을 통해 '배당 적정' 결론을 내렸다. 틸링하스트는 보고서에서 AS 모형이 선진국에서도 유배당보험 계약자에 대한 배당금 지급수준 결정에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또 자문위가 사용한 가정과 방법론이 합리적이며 선진 보험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틸링하스트는 자문위가 순자산할당(net asshare) 모델을 통해 과거의 계약자 배당이 적정했다고 결론내린 것은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상장자문위원인 오창수 한양대 교수는 이번 세미나 발표에서 '자산할당모형을 이용한 생보사 배당의 적정성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7개 생보사에 대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AS모형을 실증적으로 검토했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원가 AS 분석을 통해 7개 보험사가 모두 적정 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주장했다. 오 교수는 "모든 시나리오에서 대부분 보험사 AS가 음의 수(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일정 부분 유배당 계약자에 대한 보험이 적절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엄격하게 말하면 배당이 과다했다는 판정을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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