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벽걸이… 휴대용… TV혁명시대 가전시장에 새 봄 온다

◎저성장 부진딛고 2000연까지 연 3.6% 예상/시장규모도 머지않아 1,500억불 돌파할듯집집마다 거실벽에 TV가 걸려있고, TV가 컴퓨터 기능을 자유자재로 해낼 수 있는 시대. 휴대용 TV는 물론 자동차에 부착된 자동항법장치의 모니터를 통해 TV시청이 가능한 시기. 돈많은 집에는 비행기안에서나 볼 수 있었던 1백인치 대형 화면이 깔리고…. 앞으로 5년안에 차례로 도래할 이른바 「TV 혁명」의 밑그림이다. 90년대 들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름으로써 가격이 하락, 정체에 빠졌던 세계 가전시장. 2000년까지의 단기전망을 보면 가전시장은 TV의 이같은 변화덕택에 새로운 성장국면에 접어들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시장조사전문기관인 「유로모니터」는 최근 2000년까지 세계 가전시장이 연평균 3.6%(96년 불변가격 기준)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그 동인으로 「TV 혁명」을 들었다. 전체 시장규모 역시 96년말보다 2백25억달러 이상 팽창, 1천4백69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80년대말 1천억달러를 돌파한지 10여년만에 1천5백억달러 시대를 눈앞에 두는 셈이다. 92년(1천1백71억달러) 이후 5년간 9%성장에 머물러 연평균 성장률이 2%에도 못미쳤던 점에 비교하면 눈에 띌만큼의 오름세다. 가전업계의 판도 역시 TV의 새로운 변화물결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해 나가느냐에 좌우될 것같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현재 세계 가전시장에서 1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중인 업체는 일본 소니(17%)와 마쓰시다(송하·13%) 두 곳 뿐. 나머지를 네델란드의 필립스(9%)와 프랑스 톰슨(6%), 일본 샤프(6%) 등이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판도는 그러나 가까운 시일내에는 큰 변화를 보일 것같지 않다. 가전제품의 첨단화를 선도중인 업체가 바로 이들이기 때문이다. 가전시장의 지역별 비중은 그러나 적지 않은 변화를 보일 듯하다. 지난해말까지도 세계 가전시장은 미국과 일본, 독일, 중국, 영국 등 5개국에 의해 좌우됐다. 판매기준만 본다면 이들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62%에 이르렀다. 하지만 2000년에는 53%까지 낙하할 것으로 유로모니터는 예단했다. 대신 남미와 동남아시아 등이 빈자리를 빠르게 잠식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남미는 특히 25% 이상의 성장을 보이며 가전시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물론 가전시장에 낙관적 요인만이 남아있는 것은 아니다. 90년대초 가전시장을 억눌렀던 가격인하 바람이 되살아날 수 있는 개연성이 잔존해 있기 때문이다. 업체들의 첨단제품 개발경쟁이 가속화할 수록 가격하락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결국 가전시장의 단기 판도는 ▲누가 빨리 「신TV」시장을 장악하느냐와 ▲업체들이 90년 초반의 과당경쟁을 피할 수 있을 것인가에 달려있다고 유로모니터는 분석했다.<김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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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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