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재점화되는 '오일쇼크'] <4> 산유국과 석유메이저 싸움 시작

'원유 패권주의' 에 비산유국 허리휜다<br>나이지리아등 산유국, 석유 메이저기업 추방속<br>佛등 비산유국들 국영기업 통해 자주개발 총력<br>한국은 원유 자급률 4%불과 …고유가에 휘청




아프리카 산유국인 나이지리아는 최근 건국이래 최대 프로젝트를 선언했다. 엑슨모빌, 쉘 등 이른바 5대 석유 메이저 기업들을 자국에서 추방(?) 하기 위한 것이 그것이다. 나이지리아는 다른 산유국 보다 5대 석유 메이저 기업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이런 상황에서 석유 메이저들의 신규 진출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15% 수준인 원유 자주개발률을 올해 45%까지 높인다는 게 나이지리아의 복안이다. 원유 패권을 둘러싼 산유국과 석유 메이저간 다툼은 현재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한 발짝 더 나아가 산유국들은 자국에서 생산된 원유를 한 방울도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문을 꼭꼭 걸어 잠그는 모습도 감지된다. 새롭게 불고 있는 원유 패권주의는 고유가 시대가 지속될 것임을 예고한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우리와 비슷한 비 산유국들은 오래 전부터 석유 국영기업 육성을 통해 원유 자주개발률을 각각 87.7%ㆍ45% 수준까지 끌어 올렸다. 반면 한국은 지난해 말 현재 자주개발률이 4.1%에 불과하다. 산유국과 석유 메이저 간 싸움으로 대변되는 전 세계에서 불고 있는 원유 패권주의는 우리에게 더 많은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산유국, 석유 메이저는 우리 땅에서 나가라 =5대 석유 메이저 회사들의 지난해 순이익은 1,000억달러. 엄청난 오일 머니다. 그럼에도 이들 석유 메이저 기업은 초 긴장 상태다. BP는 석유화학사업 부문을 자회사로 분리하는 등 긴축 경영에 돌입했다. 전 세계 석유시장을 호령하는 이들 기업들은 석유 투자를 줄이고 있는 상태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 박정아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들어 산유국들이 외국 석유기업에 더 이상 원유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프로젝트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고 분석했다. 우선 중동 등 산유국들은 자원에 대한 통제권을 대폭 강화했다. 석유 메이저 입장에서는 경제성 있는 유전확보가 어려워지는 것을 의미한다. 한 발짝 더 나아가 세제 강화를 통해 유전개발에 나서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 중동ㆍ나이지리아 등 주요 산유국들은 외국 기업의 원유 프로젝트에 대해 소득세 및 로열티 비율을 인상 하는 등 유전개발에 대한 조건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구자권 석유공사 해외 조사팀 팀장은 “산유국들이 고유가의 단 맛을 봤다”며 “원유시장에서 산유국의 힘이 점점 세지면서 다국적 석유기업들의 영향력은 점점 감소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중국ㆍ일본ㆍ유럽은 뛰고, 우리는 기고 =산유국과 석유 메이저 간의 싸움에서 비 산유국과 석유가 절실하게 필요한 국가들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렇다 보니 이들 나라들은 국가 차원에서 원유 자주개발률 제고에 혈안이 돼 있다. 우선 중국은 상대적으로 자원 패권주의가 덜한 아프리카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최북단 알제리에서 최남단 남아공까지 황색 바람이 불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사막부터 바다 밑까지 아프리카 곳곳에서는 중국의 원유 시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원유 자주개발률 10.3%를 기록하고 있는 일본은 종전의 JONOC 대신 JOGMEC를 발족했다. JONOC를 통해 실패한 석유 확보를 만회하기 위해 조직을 더 키운 것이다. 프랑스ㆍ이탈리아 등은 국영 석유기업을 통한 원유 확보를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이들 유럽 기업들은 석유파동 직후 프랑스는 토탈사(Total), 이탈리아는 엔니사(ENI) 등 정부 차원에서 국영 석유기업을 집중 육성했다. 이런 결과에 힘입어 프랑스는 원유 자주개발률이 87.7%, 이탈리아는 45%에 이르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 유럽 국가들은 중국 못지않은 원유 사냥에 나서고 있다. 유럽 국가들이 고유가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이면에는 이 같은 이유가 자리잡고 있다. 한편 한국은 원유 자주개발률이 4.1%에 불과하다. 정부는 이를 2013년까지 18%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원유 패권주의가 다시 부활하면서 점점 강해지고 있는데 우리는 이들과 싸워야 될 처지에 놓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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