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일본 정계 실력자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간사장이 12일 오후 한국바둑을 대표하는 프로기사 조훈현 9단과 친선 대국을 뒀다.
두 사람의 이날 대국은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18층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서 이뤄졌다. 오자와 간사장은 대국에 앞서 조훈현 9단에게 “안녕하십니까”라고 한국말로 인사한 뒤 부친이 바둑을 둬 규칙은 알고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바둑을 시작한 것은 6년쯤 전이라고 밝혔다.
4점 치수로 1시간30분에 걸쳐 벌어진 이번 친선대국은 흑을 잡은 오자와 간사장이 착실하게 집을 벌어들이다 중앙 백말을 무리하게 공격해 위험에 빠지기도 했으나 미리 놓은 4점의 효과를 최대한 살리면서 245수 만에 7집을 이겼다.
정치적인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던 오자와 간사장은 바둑과 정치의 닮은 점을 묻는 질문에는 “바둑이나 정치나 넓게 보는 대세관이 중요하다. 오늘 바둑에서도 상수의 대마를 잡으러 가는 나쁜 버릇이 나와 바둑을 망칠 뻔했다. 고수인 상대를 인정했어야 했다. 정치 역시 상대를 인정하면서 넓게 봐야 한다는 것에서 바둑과 비슷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조훈현 9단은 오자와 간사장의 기풍에 대해 “대륙풍의 호방한 바둑이며 전투형이다. 바둑을 배운 지 6년밖에 안 됐다는데 ‘0’이 하나 빠진 60년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강한 바둑이다. 나이도 있으신데 6년 만에 이렇게 강해진 것을 보면 바둑에 소질이 있는 것 같다”고 높이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