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현대중공업 노조 2차 파업…협력업체 시름 깊어져

현대중공업 한 노조원이 4일 오후 울산 본사 노조사무실 앞 광장에서 열린 파업 결의대회에 참석해 머리띠를 묶고 있다. /사진=장지승기자

현대중공업 노조원들이 4일 오후 울산 본사 노조사무실 앞 광장에서 열린 파업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장지승기자

현대중공업이 최악의 경영위기로 허리띠를 잔뜩 졸라매고 있는 가운데서도 노조가 또 다시 2차 파업을 강행했다. 노조의 파업이 이어지면서 지역 협력업체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계속 파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으로 연말 지역 경제에 한파가 지속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달 27일에 이어 4일에도 오후 1시부터 4시간 부분파업 진행했다. 정병모 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3,000여명의 노조원들은 이날 오후 1시부터 울산 본사 노조사무실 앞 광장에서 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어 오후 2시30분부터는 조합원들이 조업을 거부한 채 회사 안팎 도로를 따라 행진했다.


직원 2만7,000여명 가운데 일부인 3,000여명의 파업 참여로 지난 1차 파업과 마찬가지로 공장은 별다른 무리 없이 가동됐지만 어수선한 분위기는 이어졌다.

현대중공업은 파업에 참여한 인원만큼 생산 손실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무엇보다 500여개 사내 협력사와 3,000여개에 달하는 사외 협력업체의 어려움은 가중될 전망이다.


이들 업체는 모 회사의 경영난에 고통분담 차원에서 지난 9월부터 5%씩 단가를 낮춰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두 차례 파업으로 인해 생산 일정이 늦춰지는 만큼 납기일 또한 늦춰야 하는 실정으로 생산 물품을 쌓아 두는 보관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인위적으로 생산 속도를 늦추는 것도 부담되긴 마찬가지다. 한 사외 협력사 대표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을 하면 우리는 두 배의 고통을 받는다”며 “어려운 시기에 고통분담 차원에서 납품가를 낮추었는데 납품 시기까지 차질이 생긴다면 우리는 고사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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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제 58차 본교섭을 벌였지만 별 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노조는 결의대회에서 “회사가 조합원에게 고통분담과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회사는 늘 어렵다. 더 이상 안이 없다며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는 “이제는 교섭을 마무리해야 할 때”라며 “올해 교섭으로 모든 것을 얻을 수는 없다. 6개월 뒤면 내년 교섭이 또 시작될 것이다. 회사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노조가 협력한다면 하루빨리 회사를 정상화시켜 사우들의 헌신에 보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룹사인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3일 2차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최근 10여년 동안 형님 격인 현대중공업이 먼저 타결하면 비슷한 수준에서 현대미포조선이 따라가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번엔 미포조선이 먼저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는데 5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최종 타결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1·4분기 1,889억원의 영업적자를 시작으로 2·4분기 1조1,037억원, 3·4분기 1조9,346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회사는 △기본급 3만7,000원 인상(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정액인상) △성과금은 지급기준에 의거 산출 △격려금 통상임금 100% 주식 + 300만원(100%는 회사 주식 지급, 통상임금 200만원 미만자는 200만원 기준으로 배정) △월차 폐지 제안 철회(가급적 전량 사용 원칙) △사내 근로복지기금 30억원 출연 △노동조합 휴양소 건립기금 20억원 출연 등을 내 놓았지만 노조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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