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힘으로.’
‘새신랑’ 그렉 노먼(53ㆍ호주)이 ‘자연과의 싸움’ 브리티시오픈에서 나이를 잊은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노먼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잉글랜드 사우스포트의 로열버크데일GC(파70ㆍ7,180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이븐파 70타를 쳤다. 첫 날 이븐파로 공동 4위에 올랐던 그는 중간합계 이븐파 140타가 됐다. 브리티시오픈에서 강호들이 악천후로 줄줄이 무너진 가운데 이틀째 선두권을 지키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지난 1997년 PGA투어 마지막 우승을 차지한 ‘왕년의 백상어’ 노먼의 선전을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옛 테니스스타 크리스 에버트(53ㆍ미국)재혼, 그녀의 응원을 등에 업은 그는 전성기를 연상하게 하는 경기력으로 갈채를 받았다.
16번홀까지 버디 3개와 더블보기 1개로 1언더파를 마크했던 노먼은 17번홀(파5)에서 네 번째 어프로치 샷을 벙커에 빠뜨려 위기를 맞았으나 3m가량의 퍼트를 성공해 보기로 막아냈고 18번홀(파4)에서도 5m 넘는 파 퍼트를 홀에 떨구며 위기관리 능력도 보여줬다. PGA 통산 20승을 거둔 그는 1986년과 1993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했다.
노먼은 지난해 9월 26년간 함께 살았던 로라 앤드래시와 갈라섰고 에버트 역시 스키선수 출신 남편 앤디 밀과 작년 12월 18년간의 관계를 정리하고 새 살림을 차려 화제가 됐었다.
카밀로 비예가스(콜롬비아)는 이날 현지시간 오전 시간대에 출발한 선수 가운데 가장 눈부신 경기를 펼쳤다. 후반 14번부터 18번홀까지 5연속 버디의 기염을 토한 그는 5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1오버파를 기록, 전날 70위권에서 단숨에 선두권으로 도약했다.
1라운드 공동 선두였던 로코 미디에이트(미국)와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은 3타씩을 잃고 중간합계 2오버파로 뒷걸음질을 했다. 짐 퓨릭(미국)도 합계 2오버파로 잘 버텼다.
한편 처음으로 이 대회에 나선 재미교포 앤서니 김(23)은 오후9시 현재 13번홀까지 3타를 잃어 중간합계 5오버파가 됐다. 첫 날 2오버파로 무난한 출발을 했던 최경주(38ㆍ나이키골프)는 이날 오후10시9분 2라운드에 들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