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는 47가지 방법'은 의학계를 '들었다 놨다'할 내용으로 꾸며진 책이다. 40년 동안 의사로 일해온 저자 곤도 마코토는 오히려 "병원에 자주 갈수록 불필요한 약이나 과도한 의료 행위로 수명이 단축되기 쉽다"고 주장한다. 왜? 현재의 의료 현실은 환자를 병원의 매출을 올리기 위한 '상품'으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암은 절제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 "항암제는 대부분의 암에 효과가 없다" "건강검진은 오히려 해롭다" 등 의료계의 상식을 뒤엎는 발언들로 의학계의 이단아로 평가받으면서도 굴하지 않고 있다.
왜 의사들은 걸핏하면 백신과 약을 권할까.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바로 제약업계와의 이익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혈압과 콜레스테롤의 기준치를 아주 조금 낮추는 것만으로도 제약회사의 매출이 6배로 증가한 사례를 들며 기준치 조작의 실태를 여실히 보여준다.
병의 기준치를 정하는 기준작성위원의 다수가 제약회사로부터 거액의 기부금을 받아왔다는 사실도 이를 증명한다.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수술이나 치료를 권하는 데는 병원의 수익을 올리고 새로운 치료제를 판매하기 위한 제약회사의 음모가 숨어 있다. 우리가 매년 받는 건강검진 역시 수익을 올리기 위한 병원 사업의 일환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환자들은 의료도 비즈니스이며 그것이 의사의 생계 수단임을 인식하지 못한다.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현재 의사들 대부분은 환자를 가능한 한 늘려서 병원으로 끌어들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제약회사도 마찬가지다. '건강 염려증'에 빠진 사람들을 어떻게 해서든지 환자로 만들어서 효과도 증명되지 않은 치료약과 건강보조식품을 지속적으로 팔아야 먹고살 수 있다.
2012년 미국 의사회가 발간하는 어느 잡지에서 의료비와 건강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5년 동안 조사한 결과 의료 서비스를 자주 받는 사람이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였으며 의료나 약에 소비하는 비율도 훨씬 더 높았다. 그런데 추적 조사 결과 만족도가 가장 높은 집단의 사망률이 가장 낮은 집단에 비해 26%나 높았다. 병원이나 약에 많은 돈을 쓰고 입원 기간이 길수록 수명이 단축되다니 놀라운 일이다.
병을 예방하려면 주사나 보조식품보다는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기르는 것이 더 낫다. 또한 그 어떤 주사나 약보다도 애정이 담긴 손길이 치료의 근본이며 사람들과의 친밀한 스킨십이 통증을 약화시키고 건강을 유지하게 해준다는 사실을 저자는 말하고 있다.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