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현대가(家) 재결속 가속도 붙는다’ 현대중공업과 KCC가 손을 잡고 태양전지 원료 사업에 동반 진출했다. 이에 앞서 KCC는 한라그룹 계열사인 한라건설의 만도 인수에 상당한 힘을 보탰었다. 13일 KCC측은 “현대중공업과 함께 태양전지 원료인 폴리실리콘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달 안에 합작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이후 90일 내에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현대중공업과 KCC의 이번 합작 결정은 단순히 사업을 함께 하는 차원을 뛰어넘는 의미를 갖는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두 회사의 합작을 ‘왕자의 난’ 이후 소원해진 범 현대가가 재결속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정상영 KCC 명예회장은 고(故)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막내 동생이라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에게는 삼촌이 되며, 정몽진 KCC 회장은 정 고문과 사촌 지간으로 서로 막역한 사이다. 특히 KCC는 지난달 24일 한라건설의 만도 인수 시 2,699억원(223만4,000주ㆍ29.99%)를 투자해 힘을 보태면서 “경영권에는 관심없다”고 밝혀 범현대가가 결속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재계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최근 고 정 명예회장의 생존시 강연 모습을 담은 TV 광고를 선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현대중공업이 현대가의 결속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편 KCC와 현대중공업이 이번에 진출하기로 한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전지의 기초소재로 쓰이며, 순도를 99.999% 이상 높여야 하는 고난이 기술을 요구한다. 현재 전세계에서 유럽과 미국 등의 5개 정도 업체만이 생산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동양제철화학이 시제품 생산에 막 성공한 상태다. 삼성석유화학도 지난해 말 이 분야 진출을 검토한다고 밝혔었다. KCC의 한 관계자는 “총 6,000억원을 투자해 2010년 가동을 목표 충남 대죽산업단지에 연산 6,000톤 규모의 공장을 지을 예정”이라면서 “2011년 매출 목표는 5,000억원으로 잡고 향후 연산 1만8,000톤까지 증설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KCC는 현재 대죽산단에 연산 100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시험생산 설비를 가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