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건축은 문화다] (23)역삼동 솜씨빌딩

선릉등 주변 풍경과 조화 "튀지 않으면서도 고혹적"

[건축은 문화다] (23)역삼동 솜씨빌딩 선릉등 주변 풍경과 조화 "튀지 않으면서도 고혹적" 이유미 기자 yium@sed.co.kr 강남구 테헤란로에서 선릉로를 따라 강남구청 방향으로 난 길을 걷다 보면 삼정공원 주변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2~3층 높이의 연립주택들과 단독주택들이 눈에 띈다. 붉은색 벽돌이나 회색 시멘트를 바른 획일적인 외관의 주택가 풍경 사이로 ‘솜씨빌딩’은 튀지 않으면서도 고혹적인 자태를 뽐내며 자리하고 있다. 솜씨빌딩은 ‘선릉 등 주변 풍경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독특함을 잃지 않는 외관’, ‘변화감 있는 실내공간’이라는 건축주의 까다로운 요구와 ‘자연스러운 미’에 대한 설계사의 철학이 어우러져 탄생한 작품이다. 도로변과 접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건물의 얼굴 역할을 하는 건물의 북서쪽 매스는 창을 내지 않고 벽면 전체를 마천석으로 마감했다. 구정회 구정회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압구정동 갤러리아 명품관에서 아이디어를 차용해 북서쪽 매스를 모두 마천석으로 마감했다”며 “건물 외부로 창이 나지 않아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면서도 보는 이로 하여금 호기심을 자아내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시각적으로 역동감을 주기 위해 마천석을 잘게 쪼개고 각 조각마다 돌출과 후퇴의 느낌을 불규칙적으로 반복해 시각적인 리듬감을 살렸다. 또 햇빛에 반사되는 은색 입자를 가진 마천석의 특성상 일조량에 따라 다른 느낌의 색감이 연출된다. 선릉이 내려다 보이는 건물의 북동쪽과 남동쪽 매스의 외부는 슬레이트석으로 마감했지만 각각의 벽면을 매끈한 느낌의 폴리싱 기법과 거친 느낌의 잔다듬 기법으로 처리해 변화감을 줬다. 솜씨빌딩의 또 한가지 특이점은 내부 마감재이다. 대부분의 건물들이 외부 마감재로 노출 콘크리트를 사용하는 데 반해 이 빌딩은 내부 전체 마감재로 노출콘크리트를 사용해 자연의 느낌을 실내까지 그대로 가져왔다. 북서쪽 매스에서 완전히 차단된 채광성을 높이기 위해 선릉이 내려다 보이는 건물 북동쪽과 남동쪽 매스 곳곳에 창을 내고 천장창 또한 적극 활용했다. 특히 건물 남서쪽 유리창엔 중세 고딕양식 풍의 성당이나 교회창문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스테인드글라스 느낌의 시트지를 붙여 건물 내부 곳곳마다 서로 다른 색감이 연출된다. 레고 모양의 장남감으로 탑을 쌓은 듯 건물 상층부로 올라갈수록 건물 면적이 좁아지는 적층(積層)식 구조도 설계자의 철학이 묻어나는 대목. 구 대표는 “솜씨빌딩은 건물 상층부로 올라갈수록 연멱적이 좁아지도록 설계해 여백의 미를 강조했다”며 “용적률을 최대화 하기 위해 성냥갑 모양으로 빽빽하게 들어선 ‘이기적인 건물’보다 보는 이로 하여금 휴식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10/3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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