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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수가… 한국에 최악의 공포 다가온다
영광 3호기도 결함 블랙아웃 턱밑까지제어봉 안내관 미세 균열 확인예방정비기간 12월까지 연장겨울 전력수급 계획 차질 우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co.kr
한국일보 자료사진
영광 원전 3호기가 핵심설비인 제어봉 안내관에 일부 균열이 발생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같은 결함은 국내 원전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따라 당초 오는 23일까지로 예정됐던 영광 3호기의 계획예방정비기간이 12월 말까지로 연장된다. 위조부품 파동으로 영광 5ㆍ6호기의 가동이 중단된 가운데 영광 3호기의 정비기간마저 길어지면서 겨울철 '블랙아웃' 우려는 더욱 가중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3일 오후5시께 영광 3호기 원전 가동을 중단하고 계획예방정비작업을 하던 중 제어봉 안내관에서 미세한 균열이 발견됐다고 9일 밝혔다.
제어봉이란 핵연료인 우라늄의 연쇄반응을 조절하는 설비이며 안내관은 제어봉의 통로 역할을 한다. 한수원은 원자로 상단 안내관에 대해 비파괴검사(초음파검사)를 실시한 결과 84개 중 6개에서 결함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6개 가운데 균열이 심한 것은 2개다. 하나는 깊이 1.08㎝, 길이 2.74㎝, 또 다른 것은 깊이 1.18㎝, 길이 5.59㎝의 균열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수원 측은 안내관에 구멍이 생긴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방사성 물질의 외부 누출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현재 제작사인 두산중공업, 전문업체인 웨스팅하우스와 함께 정비방법을 논의하고 있으며 일부 균열은 설비교체가 아닌 부분용접 등으로 정비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광 3호기는 지난 1995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노후 원전이다. 당초 10월18일부터 이달 23일까지 37일간 계획예방정비를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결함 발견으로 정비기간을 12월말까지 늘렸다.
한수원은 최대한 빨리 정비를 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지금까지 정비 경험이 없던 결함이기 때문에 기간이 더 길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내년 초까지 정비가 끝나지 않을 경우 동계 전력수급에 초비상이 걸린다.
정부는 내년 1∼2월 전력예비력을 230만kW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위조부품 파동으로 가동이 중단된 영광 5ㆍ6호기가 연말에 재가동된다는 것을 전제한 수치다. 만약 영광 5ㆍ6호기가 연내 재가동되지 못하고 발전용량 100만kW인 영광 3호기의 정비기간마저 길어질 경우 동계 전력은 아예 부족한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한편 한수원은 영광 3호기 결함 보고체계에 문제가 있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균열이 발견된 다음날인 4일 오후2시15분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이 사실을 구두로 알리고 6일 오후1시30분에 서면보고를 마쳤다"며 "고장에 따른 원전 가동 중단이 아니고 계획예방정비 중 결함이 발견된 것이어서 관계기관에만 이 사실을 보고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