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LG그룹:9/자카르타 LGEAE(한국기업의 21세기 비전)

◎「땀의 영업」 6년 인니가전장악 “결실”/전직원 한마음 “불량률 0 만들기”/컬러TV시장 점유율 1위 우뚝/제2공장 신축 동남아점령 시동도인도네시아 컬러TV 시장점유율 1위에 누적생산실적 1백만대돌파(지난 9월기준). 냉장고 시장점유율 4위 업체. 브랜드 인지도 93%. LG전자가 인도네시아 아스트라그룹과 합작으로 자본금 9백20만달러를 투자, 지난 90년 설립한 현지법인 LGEAE의 위상이다. 자카르타의 모나스타워를 기점으로 서쪽으로 도시고속도로를 타고 탕거랑주의 치라랍 방향으로 빠져나와 시골풍경의 좁은 2차선도로를 타고 약 10분 달리다보면 큰 야자수와 펄럭이는 LG의 엠블럼기가 이방인을 자연스레 반기는 LGEAE의 회사정문이 한 눈에 들어선다. 자카르타시내서 약 40㎞의 지점에 위치한 이 회사는 2개의 공장건물동이 떡벌어진 모습으로 LGEAE의 역동하는 자태를 가득 담아내고 있다. LG전자가 당시 동남아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내수시장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인도네시아의 중공업중심 그룹인 아스트라와 전격 손잡고 당시 49대 50의 비율(올초 주총에서 합작비율을 50대 50으로 조정)로 설립한 이 회사는 이제 인도네시아서는 최고의 전자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대지 4만3천여평에 건평 7천1백21평으로 2개의 생산라인 건물을 두고 있으며 자카르타시내에는 본사로서 별도의 영업 및 마케팅을 담당하는 조직을 운영하면서 거칠 것없는 성장과 전진을 거듭하고 있다. 「골드스타」라는 브랜드로 모든 제품을 생산, 시판하는 이 회사는 지난해 그동안 일본계 제품들이 휩쓸어온 컬러TV시장에서 당당히 시장점유율 20%로 1위를 기록하는 놀라운 성과를 올려냈다. 이미 30여년전에 입성, 이전까지 시장을 완전 장악해왔던 파나소닉과 소니 등 일본계 회사들을 너끈하게 물리치고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더없이 소중한 의미가 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인도네시아서 소니 등에 이어 4번째로 컬러TV 누적생산실적 1백만대 돌파 기록도 세웠다. 특히 최근 LGEAE가 전문기관에 의뢰,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브랜드와 회사이미지에 대한 인지도가 각각 93%와 85%로 나와 모두가 놀랄 정도로 인도네시아에 완전 정착했다는 평가는 물론 무한한 성장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런 성과의 시발점이 되는 생산라인에 들어서면 국내 공장에 전혀 손색이 없는 환경에 푸른색 바닥의 작업장내에는 노란색바탕에 짙은 글씨의 현지어와 함께 영어로 쓰여진 「성공을 위해 품질을 높이자」라는 등의 다양한 표어가 선뜻 한눈에 다가선다. 생산직 5백40여명과 영업 판매와 서비스 부문의 종사자 3백20여명 등 모두 8백70여명이 근무하는 이 법인의 공장내부는 자동화된 라인으로 생산직원들의 모습은 예상보다 적었지만 주로 연한밤색 작업복을 입은 직원들이 품질검사부분에 4∼5명씩 팀을 이뤄 한치의 불량도 용납치 않겠다는 의지로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 LGEAE의 눈부신 성공을 대변해주고 있다. 품질관리 분임조활동으로 LG그룹차원서 전개하고 있는 슈퍼A팀 13개를 운영하는 성과탓에 생산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연구부서의 직원들은 연장근무를 자청할 정도로 현지 근로문화로는 놀라운 열정을 보이고 있다. 현충남 법인장(46)은 『오늘의 성과는 그동안 직원들의 눈물겨운 노력과 주위의 관심으로 이뤄낸 성과다』라며 『여기에 만족치 않고 현지 최고의 가전업체로서의 입지를 더욱 든든히하는 것은 물론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기틀을 다져나가겠다』고 다짐했다. LG전자가 지난 6년여동안 세계 최고 전자기업으로 키워내겠다는 전략아래 총 1천5백여만달러를 투자하는 지원을 밑바탕으로 현지 주재원들의 열정이 거름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LGEAE는 지난 91년 5월 공장기공식을 한뒤 곧 바로 시장개척을 위해 그해 7월부터 국내서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우선 컬러TV완제품을 들여와 판매에 돌입, 서서히 이미지 구축에 나섰고 이를 토대로 12월부터 본격 가동에 돌입한 현지공장서 제품을 생산해 시장확대에 나섰다. 지난해는 늘어나는 수요에 대처키위해 제 2공장을 완공, 현재 연간 컬러TV는 60만대 냉장고 10만대의 생산규모를 확보하고 있으며 최근 조립방식으로 세탁기와 룸에어컨 등도 생산을 시작했다. 그러나 공장가동 초기 일본계기업과 현지 메이커인 폴리트론 등 경쟁업체들의 견제가 무척이나 심한 것은 물론 보수적 성향을 보이는 상인들의 무관심은 너무나 큰 장벽으로 다가왔다. 법인설립 준비과정때부터 참여해온 현법인장은 용산전자상가와 유사한 자카르타시내 북쪽의 전자타운지역인 근로독에서 지난 91년 아예 자취생활을 시작했다. 2년여간을 거주하면서 현법인장은 거의 매일 전자제품 대리점상들을 접촉하며 인간적인 교분을 쌓아나갔다. 『정말 고달픈 생활이었다. 그러나 공장은 짓고 있는데 판매루트는 마땅치않아 무엇인가 돌파구를 마련해야겠다는 판단에서 시작했다』는 현법인장은 『지나보니 그때의 생활이 오늘의 LGEAE를 만든 밑거름이 됐다는 생각에 가슴벅차다』고 밝혔다. 회사관계자들은 현법인장의 눈물겨운 노력이 지난 93년부터 가시적으로 드러나면서 지난해 컬러TV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은 물론 「골드스타」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다지는 뿌리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이런 노력속에 LGEAE는 지난 92년 약 67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실적이 지난 94년 약 4백억원에 첫 흑자를 시현한뒤 지난해에는 2배나 뛴 7백56억여원에 약 20억원의 흑자를 일궈냈다. 현지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말레이시아 미얀마 등 인근 동남아지역을 중심으로 컬러TV 등을 수출하고 있다. 아스트라측 파견자로 부사장을 맡고 있는 루나르디씨는 『LG측은 우리에게 다소 생소하기만 했던 주인의식과 장래비전을 심어주었다』며 『법인장을 비롯한 LG관계자들의 열정으로 회사에는 활력과 사기가 넘쳐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현재 자카르타가 위치한 자바섬을 중심으로 9개지점을 두고 23개 서비스센터도 운영하면서 경쟁업체들과 차별화된 영업활동과 함께 철저한 애프터서비스체제를 구축, 제품 등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완벽히 소화해내기위해 힘쓰고 있다. LGEAE는 그러나 여기에 안주하지않고 21세기 세계 최고기업으로 성장을 향한 힘찬 재도약의 발걸음을 시작하고 있다. 2005년 「월드탑」이라는 LG그룹의 장기비전에 맞춰 우선 2000년까지 신규사업을 시작하면서 5억5천만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2005년에는 22억3천만달러를 기록하는 야심찬 계획을 수립, 구체적인 실행작업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탕커랑(인도네시아) 남문현> ◎인터뷰/현충남 LGEAE 법인장/“최상의 AS·새모델 개발연구 등 총력/21세기 초일류기업으로 발돋움 최선” 현충남 LGEAE법인장(46)은 『전 직원들의 노력과 최고의 품질, 최상의 애프터서비스가 밑바탕이 된 것 같다』며 짧은기간내 컬러TV시장 점유율 1위 등 눈부신 성과의 비결을 설명하고 『골드스타라는 브랜드가 모든 가전제품에서 최고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더욱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다』고 다짐했다. ­컬러TV시장 점유율 1위 달성후 경쟁업체들의 대응은. 『파나소닉 소니 등 특히 일본계기업들의 충격이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이들 기업들이 다양한 신모델 등을 내놓고 시장만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올해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여기에 맞서 새로운 모델을 계속 내놓고 올해 4개를 추가, 모두 9개로 늘린 지점은 자바섬이외의 곳까지 확대하고 서비스센터도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다. 특히 마케팅 활성화를 위해 각 지점을 지역별 독립운영체제로 구축하는 등의 전략으로 맞서 LG의 위상을 확고히 지켜갈 것이다.』 ­현지직원들과의 관계는. 『처음에는 여러가지 문제가 많았지만 한국인 특유의 정문화로 접근, 동화시켜 나갔다. 매년 한차례씩 9백여명의 전 직원과 그 가족들을 모두 초청, 1박2일로 야유회를 가지면서 정을 쌓아가고 있다. 이는 현지에서는 그동안 상상도 못했던 일로 평가받고 있다. 매월 근로자들이 직접 모범사원을 선발토록 해 사진을 사무실에 게재하고 이들중 일부는 연말에 LG본사에 파견하기도 한다. 또 연간 최고 모범사원 2∼3명은 이들이 가장 성스러워 하는 성지순례에도 참여시켜 주는 등으로 깔끔한 노사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내용들이 알려지면서 입사희망자들이 항상 대기하고 있을 정도다.』 ­공장인근 지역내서 LGEAE는 어떤 위상을 갖고 있는가. 『주변지역은 한국의 작은 시골마을에 불과하다. 그러나 회사가 들어선뒤 90%가 외지인인 직원들이 이 지역으로 와 하숙이나 자취생활을 하면서 지역경제활성화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특히 지역내 여러기관이나 단체들과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원활하게 지내고 있다.』 ­법인운영초기에는 아스트라그룹측과 다소 껄끄러운 관계가 있었다는데. 『당시 전자제품사업 진출을 추진하던 아스트라그룹과 LG측의 의도가 맞아떨어져 파트너로 선택, 사업을 전개했다. 파트너가 공장가동이전 우선 국내서 제품을 들여다 파는 것을 매우 못마땅하게 여겨 이를 이해시키는 과정서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그리고 경영전략상 실시하는 투자효과분석 작업 등에 대해서도 쓸데없는 곳에 투자한다는 반응을 한때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LG측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모든 부문에서 적극 협력하는 등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준비하고 있는 장기비전은 어떤 내용인가. 『현재의 위상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 일류기업으로 발돋움하기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일단 현재의 생산품을 중심으로 하되 오는 2005년까지는 다양한 신규사업에 진출, 총매출액서 차지하는 비중을 40%선으로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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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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